지난 27일 열린 컴파운드 양궁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최보민(30·청주시청·사진). 그녀는 한국 리커브 국가대표 최은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최보민은 2002∼2003년, 2006∼2008년 최은영이라는 이름으로 리커브 국가대표를 지냈다.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 월드컵 파이널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무대를 호령하던 최보민은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았다. 시위를 당기는 오른쪽 어깨에 심한 부상이 온 것이다.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전념했으나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고, 활시위를 당길 수 없었다. 은퇴 위기에 처한 최보민은 리커브 활 대신 컴파운드 활을 들었다.
컴파운드는 리커브와 달리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덜하다. 활시위를 당겨 힘으로 버티고 있지 않고 당긴 뒤 일정 부분 고정해 격발 스위치를 누르기 때문이다. 최보민은 종목을 바꾸자 통증을 느끼지 않고 활을 쏠 수 있었다. 그는 활을 바꾸면서 새 출발의 의미를 담아 이름도 은영(恩永)에서 보민(輔珉)으로 바꿨다.
리커브에서 기본기를 다진 최보민은 쉽게 컴파운드에 적응했다. 그러나 곧 슬럼프가 찾아왔다. 활을 내려놓으려고 했다. 최보민이 재기하도록 도운 사람은 지난해 별세한 고(故) 신현종 감독이었다. 신 감독은 “너만 자신을 포기하지 않으면 나도 널 포기하지 않겠다”며 최보민의 등을 다독였다.
슬럼프에서 탈출한 최보민은 지난해 컴파운드 선발전을 통과해 국제무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1차 월드컵,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단체전을 제패했다. 올해 1차 월드컵에선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느닷없는 화살처럼 시련은 예상 못한 곳에서 날아들었으나 최보민은 그걸 막아내 날려버렸다.
인천=김태현 기자
[인천아시안게임] 어! 리커브 선수 최은영인데… 최보민 활 바꾸고 개명한 후 제2 전성기
입력 2014-09-29 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