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라 돋보기… 수술로 老眼·백내장 한방에

입력 2014-09-29 03:07
압구정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이 노안에다 백내장까지 겹쳐 시력이 떨어진 중년 여성 환자에게 특수렌즈 노안·백내장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러브안과 제공

미술교사 은퇴 후 노인대학에서 그림을 가르치는 김옥인(66·여)씨는 노안에 백내장까지 겹쳐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고 있다는 뿌듯함도 잠시, 백내장 증상이 심해져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돋보기를 껴도 시야가 뿌옇고 색감 구분은 물론 수강생들의 그림을 정확히 봐 줄 수도 없었다. 수소문 끝에 특수렌즈를 삽입,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해결하는 수술을 받은 김씨. 이제 환한 시야도 찾고 돋보기까지 벗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100세 장수시대, 건강하고 활력 있게 살자면 무엇보다 눈 건강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안, 그리고 노년층 수술 1순위인 백내장은 노년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 노안과 백내장을 한 번에 해결하는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바로 특수렌즈 노안·백내장 수술. 서울 압구정아이러브안과 박영순 대표원장(국제노안연구소장)의 도움말로 특수렌즈 노안·백내장 수술에 대해 알아보자.

◇노안, 이제 수술로 해결된다=나이가 들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안. 대개 40대부터 노화가 시작돼 45세 이후엔 누구나 예외 없이 노안 증상을 느낀다.

우리 눈의 수정체는 가까운 곳을 볼 때 점점 두꺼워지고 먼 곳을 볼 때는 얇아지면서 망막에 선명한 상이 맺히도록 빛의 초점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 수정체를 움직이는 모양체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말랑말랑했던 수정체가 딱딱해지면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까운 글씨나 사물이 잘 안 보이는 것이다. 신문이나 책을 읽기 힘들고, 휴대전화 문자를 주고받는 것도 어렵다. 눈이 시리고 쿡쿡 찌르는 느낌, 눈물이 자주 나고 이물감과 더불어 뻑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서류나 컴퓨터 모니터 속 글씨를 제대로 분간할 수 없어 사회생활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장을 볼 때 가격이나 성분표시를 잘못 보거나 계좌번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 속 불편도 크다. 중년여성들은 아이라인조차 정확히 그리기가 힘들어진다.

한편 백내장은 노안과 함께 대표적 노인성 안질환으로 꼽힌다. 보통 45세 이후부터 노안이 시작되고 50, 60대가 넘으면서 백내장이 겹친다. 노안에 백내장까지 오면 말 그대로 눈앞이 캄캄해진다. 백내장이 오면 지체하지 말고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최신 백내장 수술은 초음파 장비로 간편하게 진행돼 출혈이나 통증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다.

◇특수렌즈 노안수술, 노화된 수정체를 특수렌즈로 교체=특수렌즈 노안수술은 바로 이 백내장 치료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시킨 노안·백내장 동시 치료법이다. 노안과 백내장이 일찍 시작된 40대 중년인은 물론 70∼80대 이후 고령자도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

수술은 2.2㎜ 정도의 작은 절개 창을 결막에 만들고 그 틈을 통해 초음파로 수정체를 분쇄, 제거한 다음 새 수정체 역할을 할 특수렌즈를 넣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상처를 봉합할 필요가 없고, 출혈이나 통증도 거의 없다. 당연히 회복도 빠르다. 수술 다음날 가까운 글씨를 볼 수 있고 화장과 샤워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수술에 사용되는 특수렌즈는 생체친화형 소재라 이물감이 없다.

또 라식, 라섹 등 레이저 수술과 달리 각막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각막이 얇은 사람도 수술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 수술은 주부, 목회자, 교사, 공무원 등 가까운 글씨나 사물을 볼 일이 잦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한다.

박 대표원장은 “다만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출혈이 심하거나 중증의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시신경위축증 환자들은 수술을 해도 효과가 적기 때문에 반드시 눈 상태를 수술 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