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9분 만에 산회

입력 2014-09-27 14:53
새누리당이 26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90개의 법률안과 안건을 의결하려 했으나 정의화 국회의장은 30일 본회의를 다시 열기로 하고 개회 9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지난 5월 2일을 마지막으로 법안 처리가 되지 않아 147일째 ‘입법 제로’라는 불명예가 이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여당만의 ‘나 홀로’ 법률 처리란 오명은 피했다. 새누리당은 정 의장의 의장직 사퇴촉구 결의안 제출을 추진키로 하는 등 강력 반발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의장의 산회 선포를 환영했다.

오후 3시 개회된 본회의에는 재적의원 300명 중 새누리당 의원 154명이 참석, 재적 과반을 넘기며 법률안 처리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정 의장은 호소문 형식의 글을 낭독하며 “각 상임위에서 국정감사 계획서와 증인 선정을 마무리했어야 했는데 단 한 곳의 상임위도 가동되지 못했다”면서 “따라서 계류 중인 안건을 의결한다 하더라도 수일 내 또다시 본회의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지도부로부터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30일 본회의를 어떠한 경우에도 소집해 부의된 모든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제외한 86개 법안과 4개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해 정기국회를 가동하려 했던 새누리당의 시도는 무산됐다. 새누리당은 “날치기 산회” “폭거” 등의 표현을 쓰며 정 의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본회의 산회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김무성 대표가 반려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