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발뒤꿈치에 혹… 통풍 추정 北 TV “불편하신 몸” 공식 인정

입력 2014-09-27 03:36
26일 현재 23일째 외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스위스산 에멘탈 치즈를 과다 섭취해 체중이 불면서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김 제1비서가 지난달 24일 인민군 후방총국 산하 빵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국민일보DB

정부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김 제1비서가 양쪽 다리가 불편하긴 하나 서한 발송 등의 업무활동은 지속하는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26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발뒤꿈치 쪽에 혹이 생긴 것 같은데 움직이면 덧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 당국은 김정은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 독일 러시아 등 외국 의료진이 북한에 들어간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술을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업무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점에 비춰 신변 이상에 대해선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북한군 움직임도 특이사항이 없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25일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는 등 23일째 공개석상에 안 나오고 있지만 18일 청년동맹 초급일꾼대회 서한 발송, 24일 김정일 동상 설립 근로자에게 감사 전달 등 기본 업무를 하고 있다"며 "체제 안정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중을 가려 덜 중요한 회의는 안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조선중앙TV는 25일 최고인민회의 녹화 방송을 내보내기 2시간 전쯤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김 제1비서에 대해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전하며 그가 지난달 초 다리를 절며 현지지도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조선중앙TV가 7월에는 오른쪽, 8월엔 왼쪽 다리를 번갈아가며 절룩거리는 김 제1비서 모습을 여러 차례 방영했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일부 대북 전문가들은 "잦은 음주와 폭식 등으로 고지혈증, 당뇨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통풍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 등 집안 내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체중으로 인한 단순 골절손상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김 제1비서의 과도한 치즈 섭취로 체중이 불어나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98∼2000년 스위스 유학시절 김 제1비서는 스위스 에멘탈 치즈를 매우 좋아해 귀국 뒤에도 많은 양의 치즈를 수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김 제1비서가 평양공장에 스위스식 치즈를 생산하도록 지시했는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에멘탈 치즈를 만들지 못하자 격분한 일이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 제1비서가 후계자 시절이던 2009년 이후 올해까지 북한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입한 치즈 등 유제품 교역액은 12만3350유로(약 1억6280만원)"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