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홍콩 고등학생 수백명은 26일 동맹 휴업에 동참했고 ‘센트럴을 점령하라’의 시위 지도부는 중국 국경절인 다음 달 1일부터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AFP통신은 교복을 입은 고교생 최소 500명이 홍콩정부청사 앞에서 “우리는 가짜가 아닌 진짜 선거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그네스 융은 “고등학생들도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 “대부분은 정부의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달 말 2017년 처음으로 치러질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선거의 입후보 자격을 친(親)중국계 선거인단 1200명의 과반 지지를 얻은 인사로 제한한 바 있다.
지난 22일부터 동맹 휴업을 벌이고 있는 대학생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전날 밤 늦게 런춘잉 행정장관 관사가 있는 정부청사 앞까지 행진을 벌인 뒤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이 중 800명가량은 청사 앞에서 밤샘 시위를 했다. 시위대는 렁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지도부에 참여하고 있는 한 대학생은 “우리의 행동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며 “불복종 운동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홍콩 시민단체 ‘센트럴을 점령하라(Occupy Central)’는 홍콩 중심부 점령 시위를 앞두고 행동수칙을 발표했다. 시위대에 3일간 먹을 수 있는 식량과 최루가스를 막기 위한 고글, 침낭 등을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 지도부는 1만명의 시위대가 연좌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여성 시위대를 위해 이동식 화장실을 준비할 계획이지만 남성들은 소변을 볼 수 있는 대형 플라스틱 병을 가져오도록 했다. 점령 시위에는 자원 변호사들과 160명의 의료진이 시위대를 돕기 위해 배치된다. 지도부는 시위가 비폭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체포됐을 때의 행동 요령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홍콩 행정장관 선거 완전 민주화하라”… 고교생들도 시위 동참
입력 2014-09-27 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