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의암댐 준공과 더불어 생긴 강원도 춘천의 중도는 육지에서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는 도심 속의 섬이다. 드넓은 잔디밭과 단풍·자작나무 숲길이 아름다워 십수년 간 춘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가족 나들이, 소풍 장소로 인기를 얻어 왔다. 아련한 추억과 향수로 남아있는 중도가 이제는 ‘레고랜드’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우리의 곁에 찾아온다.
◇19년 만에 한국에 둥지 트는 ‘레고’=레고랜드 테마파크의 건설구상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덴마크 레고그룹은 1996년 2억 달러를 투자해 경기도 이천에 레고랜드를 지으려 했다. 하지만 1999년 정부의 수도권 규제에 발목이 잡혀 사업을 포기했다. 당시 레고랜드 유치에는 한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 4개국이 뛰어들었다. 한국 진출이 규제에 막혀 실패하자 레고랜드 측은 2002년 독일에 테마파크를 지었다. 독일은 이를 통해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레고랜드 측이 새로운 부지를 물색하던 2008년, 때마침 강원도가 ‘러브 콜’을 보냈다. 강원도와 레고랜드는 2011년 투자합의각서를 체결했고 2012년 레고랜드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엘엘개발’이 설립됐다. 이어 지난해 10월 본 계약을 체결,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특히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해 급물살을 타면서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 국내 진출을 승인 받았다.
김만기 강원도 레고랜드추진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자원부, 코트라, 원주지방국토관리청 등으로 구성된 정부지원실무협의체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레고랜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쳐 춘천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전 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레고랜드 테마파크=1932년 덴마크 작은 도시 빌룬트의 목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은 목공소에서 나무 장난감을 만들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1934년 회사를 설립하고 이 장난감에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dt·재미있게 논다)’의 줄임말인 ‘LEGO’라는 이름을 붙였다. 1947년 레고는 플라스틱 장난감 생산을 시작했고, 1958년이 되서야 레고가 오늘날의 장난감 형태를 갖추게 됐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스타워즈, 해리포터 등 다양한 시리즈물도 제작돼 세계 137개국의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레고’를 주제로 만든 테마파크다. 테마파크는 1968년 덴마크의 소도시 빌룬드에 처음으로 조성됐다. 이어 영국과 독일, 말레이시아, 미국 등 5개국 6개 도시에 만들어 졌다. 놀이기구를 비롯해 쇼극장, 워터파크, 레스토랑 등이 갖춰져 있다. 이들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연간 120만∼2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각광 받고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레고랜드 코리아는 2016년 준공, 2017년 3월 개장을 목표로 춘천 중도 일원 129만1434㎡ 부지에 들어선다.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조성되는 레고랜드 코리아는 총 5000여억원이 투자된다. 근화동과 중도 사이에는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놓여져 차량을 이용해 레고랜드에 진입할 수 있다.
레고랜드는 레고의 도시, 성, 해적의 바다, 상상의 공간, 미니랜드, 모험의 세계, 익스트림월드, 사계절 정원 등 8개 존(Zone)으로 만들어진다. 콘도미니엄, 스파 및 헬스케어시설 등을 갖춘 스파빌리지, 프리미엄 아웃렛, 유적박물관과 야외 역사체험시설을 갖춘 히스토리파크, 이벤트 프라자, 물놀이 시설,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레고랜드 개장과 더불어 춘천이 세계적인 명품 관광도시로 도약이 기대된다. 강원도 레고랜드 추진단에 따르면 레고랜드가 본격 운영될 경우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레고랜드 테마파크 종사원 1750명, 프리미엄 아웃렛, 레고 호텔 등 관광시설에 8133명 등 9883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 인구 증가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9년 문을 연 미국 칼스배드시의 경우 레고랜드 조성을 통해 2100여명이 신규 고용됐고, 인구가 7만명에서 10만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레고랜드 조성을 통해 10년간 건설 및 운영을 통한 생산유발 효과가 5조원이 예상되며 지방세수는 연 평균 44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세계 6곳의 레고랜드와는 달리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으며 연간 매출이 4000만 달러(424억원)를 넘어설 경우 8∼12%를 받는다.
◇주민과 소통하는 레고랜드=레고랜드는 조성 과정에 지역 각계·각층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 24일 시민·경제단체, 학계, 디자인·건축, 관광레저, 정관계, 연구기관 등 25명으로 구성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 발전 자문단’을 발족했다. 발전자문단은 태마파크 개장 시까지 활동한다. ‘레고랜드 도시 춘천’의 글로벌 이미지 브랜드 개발 자문, 레고랜드와 캠프페이지, 도심을 잇는 지역발전 방안 제언, 지역주민 의견 반영 등의 역할을 맡는다.
김만기 추진단장은 “발전자문단 운영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에서 레고랜드 사업을 바라 볼 수 있고, 시민과 함께 소통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도약하는 충청·강원] 뭇 사람 추억 어린 춘천 중도 변신 급물살
입력 2014-09-30 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