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도덕적 책임” 김중웅 이사회 의장 사의

입력 2014-09-26 04:24
주전산시스템 전환 문제로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과 갈등을 겪었던 사외이사들이 차례로 물러날 전망이다. 김중웅 KB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경영 정상화 이후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의장은 “KB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영 정상화 이후 물러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경영 정상화까지 온 힘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임기 만료 시점(내년 4월)이 돌아오면 연임할 생각이 없다”며 “다른 사외이사들도 같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갑수 사외이사도 임기 만료일인 26일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연임을 포기한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은 11월 사외이사 임기가 마무리되는 박재환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 다른 사외이사들도 순차적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은행 이사회는 지난해 주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이건호 전 행장과 갈등을 빚었다. 이 전 행장이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이사회가 추진을 강행하자 이 전 행장은 금융감독원에 검사를 요청했다. 결국 이들의 갈등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의 갈등까지 번졌고, 두 수장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는 사태로 비화했다.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의 입장 정리에 따라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KB사태의 장본인인 이 전 행장과 임 전 회장 이외에도 사외이사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차기 KB금융 회장 인선이 마무리되면 이들 역시 순차적으로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