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이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학선은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도 평균 15.200점을 받아 섹와이훙(15.216점·홍콩)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로써 양학선의 아시안게임 2연패는 좌절됐다.
양학선은 1차 시도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 난도 6.4의 ‘양학선’(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세바퀴 비틀기)을 신청했다. 하지만 마지막 비틀기가 불발되면서 난도 6.0의 ‘여2’(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두바퀴 반 비틀기) 판정을 받았다. 또 착지 때 한 발이 라인을 벗어나 15.000점에 그쳤다.
1위인 섹와이훙을 꺾기 위해 15.450점 이상이 필요했던 양학선은 승부사답게 최고 난도 6.4인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세바퀴 반 비틀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마지막 비틀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제 구사 기술은 난도 6.0의 ‘로페즈’(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비틀기)가 됐다. 결국 0.015점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양학선은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부상을 이겨내고 목에 건 은메달이기에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양학선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코 앞에 두고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을 당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고 무조건 쉬어야 낫는 병이다. 특히 ‘양학선’과 ‘양학선2’ 기술은 점프력과 파워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여의치 않았다. 이에 양학선은 지난 19일 공식 훈련에서 허벅지 부위에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는 모습까지 보였다. 결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20일 훈련은 통째로 쉬기까지 했다. 양학선 경기 후 눈물을 흘리며 “허벅지가 아팠지만 마지막까지 시합에 참가해서 다행”이라며 “몸이 따르지 않았다. 내 의지를 믿었지만 내 몸은 이를 따르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양학선은 도마 남북 대결에선 승리했다. 북한의 이세광(29)은 1차 시도에서 난도 6.4의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두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를 구사했지만 착지 중 머리가 바닥에 닿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1차 시기에서 매우 낮은 14.166점을 받은 이세광은 2차 시기에서 난도 6.4짜리 ‘이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을 굽혀 두 바퀴 돌며 한 바퀴 비틀기)을 성공시켜 15.433점을 받았지만 평균 점수에서 14.799점을 받고 메달 순위에서 제외됐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도마의 신’ 양학선 부상 투혼… 더 값진 은메달
입력 2014-09-26 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