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마린보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은빛 물살’

입력 2014-09-26 04:45
박태환(오른쪽)이 25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수영 자유형 100m 결선에서 2위를 기록한 뒤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닝쩌타오를 축하해 주고 있다.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를 남겨 두고 있는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통산 총 19개의 메달을 수확,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연합뉴스
‘마린보이’ 박태환(25)이 남자 자유형 1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 통산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박태환은 25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48초75로 중국의 닝저타오(21)에 이어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첫 50m를 4번째로 돌았지만 다음 50m에서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역영을 펼친 결과다. 아시아 신기록 보유자였던 닝저타오가 47초70으로 자신의 기록을 새로 경신하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일본의 시오우라 신리가 48초85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76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결선에 올라 금메달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50초43으로 예선에서 전체 3위에 머물렀던 닝저타오는 결선에선 결코 선두를 허락하지 않았다. 자유형 50m와 계영 400m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3관왕에 오른 닝저타오는 자유형 단거리 아시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로써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100m에서 48초70의 한국 기록이자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한 박태환은 2연패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은메달로 박태환은 한국 선수 중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19개)을 가진 사격의 박병택(금 5, 은 8, 동 6)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4개를 목에 걸며 아시안게임 통산 19개(금 6, 은 4, 동 9)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수영에서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박태환은 경영 경기 마지막 날인 26일 자유형 1500m와 단체전인 혼계영 400m 경기를 남겨두고 있어서 통산 최다 메달 기록은 새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박태환은 경기 후 “3번째 참가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준비한 것과 달리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아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경기하면서 몸이 괜찮았고, 시즌 최고 기록에는 못 미치지만 예선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닝저타오가 아시아 선수로서 아시아 선수로서 47초대에 진입한 것이 대단하다”고 승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을 많이 뛰다 보니 메달도 많이 나온 것 같다”며 “남은 1500m와 혼계영 400m에서도 열심히 해서 열심히 해서 메달을 더 가져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혼계영에서 배영, 접영, 평영을 뛰는 다른 한국 선수들이 값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는 박태환과 대한수영연맹과의 불화가 이번 대회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묻는 외국 기자의 질문도 나왔다. 하지만 박태환은 “과거에 불화설이 나왔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연맹과의 관계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뒷받침을 많이 해준 덕분에 기록도 좋았다”고 불화설을 차단했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