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대세에 밀려… 카드사들 ‘적과의 동침’

입력 2014-09-26 03:35

최근 카드업계 화두는 간편결제다. 정부에서 결제 절차 간소화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고,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도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선보였다. 출시 19일 만에 벌써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카드업계는 대세로 떠오른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와 계약을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드사는 롯데카드, 현대카드, BC카드(NH농협·신한·씨티·하나SK카드 제외) 등 3개사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도 보안 여부 검토를 끝내고 합류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에 자신이 보유한 카드 번호, 유효기간 등 정보를 입력해 두면 결제 시 별도의 절차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바로 결제가 가능한 새로운 결제수단이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커피 한 잔을 선물하려 한다면 카카오톡 내 ‘카카오선물하기’에 들어가 원하는 상품을 고른 뒤 카카오페이, 신용카드, 휴대폰 등 결제수단 가운데 카카오페이를 선택해 진행하면 된다(사진). 필요한 것이 비밀번호뿐이라 미리 정보만 입력해두면 결제에 걸리는 시간은 3초 정도다. 현재는 카카오선물하기, 카카오픽에서만 이용 가능하지만 곧 배달의 민족, GS홈쇼핑, 교보문고 등으로 사용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카카오페이가 신용카드업계의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페이가 지금의 카카오톡만큼 활성화돼 신용카드와의 제휴를 배제하고 은행과 직접 거래하는 등 다른 활로를 찾는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막강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현재는 결제 시 제휴를 맺은 카드를 통해 하고 있지만 만약 은행 내 계좌에서 바로 돈을 빼가는 방식이 도입된다면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현재 상황에선 카드의 대체재라기보다 보완재라고 생각한다”며 “간편결제의 한 수단으로서 카드 이용을 더 빠르고 간편하게 도와주는 수단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은행에 돈을 쌓아두고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카드사를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카카오페이 사용처도 온라인에 한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라는 방식보다는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카카오톡과 연계된 점에서 파급력이 클 수 있다고 본다”며 “SNS를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 수도 있는 만큼 기회를 만들 수 있게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