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3%에 육박해 아시아 국가 중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비율의 증가 속도도 더 가팔라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독일계 글로벌 금융회사 알리안츠가 24일(현지시간) 펴낸 ‘글로벌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개인 가계부채 비율은 92.9%를 기록했다. 2008년(84.3%)에 비해 10% 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가계부채 비율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은 지난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전년 대비 5.7%로 2012년(4.6%)보다 1.1% 포인트 더 높아졌다.
알리안츠는 “한국 등 아시아권의 가계부채 비율은 높을 뿐 아니라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 더욱 걱정되는 부분”이라면서 “이자율이 높아지거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 저소득층 중심으로 상당수가 채무 불이행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부채비율이 80.7%로 높은 편이지만 개인 금융 자산이 부채의 4배에 가까운 수준인 반면 한국은 2.2배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조사 대상국의 1인당 금융 순자산은 평균 1만7700유로(약 2350만원)로 나타났으며,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14만6540유로·1억9460만원)였다. 한국은 1만9805유로(약 1600만원)로 아시아에서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에 이어 4위였으며 전 세계 기준으로는 22위에 머물렀다.
알리안츠는 이번 조사 결과 금융 순자산이 5300유로(약 704만원)에서 3만1000유로(약 4117만원)인 중산층이 전 세계적으로 9억12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가계빚 GDP 비중 93%… 亞 최고
입력 2014-09-26 0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