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24일(현지시간)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어 타 국적의 외국인들이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단체에 가입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회의를 주재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인 테러 전투원(Foreign Terrorist Fighters)’에 대응하기 위한 결의안을 상정했고 이사국들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외국인 테러 전투원은 다른 나라 출신으로 이라크, 시리아 등의 테러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안보리를 통과한 이번 결의안은 197개 유엔 회원국에 구속력이 있으며, 각 국가가 외국인 테러 전투원 방지 장치를 법으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 법에는 외국인 테러 전투원의 모집과 조직화, 이동, 여행 및 활동경비 조달 등을 막도록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자국 영토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시도할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는 내용도 법에 포함시키도록 했다.
결의 채택으로 테러리스트들이 국경을 넘어 분쟁 지역으로 진입하기 어려워져 테러조직이 조직을 키워나가는 데 한계가 따를 전망이다. 미국은 80개 이상의 나라에서 1만5000명 이상이 시리아로 넘어가 IS 등에 가입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IS와 연계된 단체 2곳과 개인 10명을 ‘특별지정 국제 테러리스트(SDGT)’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9·11테러 이후 제정된 행정명령에 근거한 것으로, 지정된 단체와 개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제재 대상이 된 두 단체는 지난해 2월과 8월 각각 시리아 내에서 결성된 자이쉬 알 무하지린 왈(JAMWA)과 하라캇 샴 알 이슬람(HSI)이다.
체첸 반군 출신들이 주도하는 JAMWA는 주로 해외 용병으로 구성돼 있으며 IS와 알 누스라 전선 등 시리아 내 극단주의 세력과 협력해 민간인과 외국인들을 살상하고 납치하는 테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모로코 출신들이 만든 HSI도 시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유사한 테러활동을 벌이고 있다.
새로 지정된 개인 중에는 시리아 동북부 알레포 지역 IS 지도자인 아므르 알 아브시, 프랑스 출신의 IS 용병인 살림 벵갈렘, 지난 7월 젊은이를 참수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코소보 출신의 라브드림 무학세리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IS에 대한 공습 이후 각국이 테러를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 남부 멜버른에서는 IS와 연관된 10대 테러 용의자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경찰관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경찰이 그 자리에서 용의자를 사살했다. 그는 IS 깃발을 소지하고 있었고 1주일 전 당국에 의해 여권이 취소됐었다.
한편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아랍국가 연합국이 뭘 어쩌자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며 “공습만으로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을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유엔, 외국인이 테러 단체 가입 못하게 결의안 채택
입력 2014-09-26 0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