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이 올해 한글날에 문을 연다. 문자와 언어를 주제로 한 박물관은 전 세계에 10여개 되지만, 국립은 중국 하남성에 있는 국립중국문자박물관을 제외하면 국립한글박물관이 유일하다. 박물관은 서울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부지 내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되었으며 용산가족공원과도 붙어 있다.
문영호 초대 국립한글박물관장은 25일 언론 공개를 통해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자·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 과학·산업·예술 등 여러 분야와의 소통을 통해 한글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중심기관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물관은 1층에 도서관인 ‘한글누리’와 수장고 등을 배치했으며, 2층에 상설전시실과 ‘아름누리’(한글상품 판매점)를, 3층에 기획전시실 등을 조성했다. 투입한 예산은 326억원.
박물관은 다음 달 8일 개관식을 갖고 9일 일반 상대로 문을 연다. 상설전시실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과 용비어천가, 월인석보와 같은 한글 창제기에 나온 국보급 유물들을 선보인다. 특히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에서 대여해 1주일간 한시적으로 전시한다.
이밖에도 정조가 어린 시절부터 재위 22년까지 외숙모에게 보낸 편지 16점이 묶인 편지첩, 한글 기계화의 대표 유물인 세벌식 공병우 1호 타자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국정교과서인 ‘바둑이와 철이’ 등도 선보인다.
홍인표 개관위원장은 “정조가 쓴 편지첩을 비롯해 추사 김정희의 한글 편지, 김만중의 딸이 쓴 한글 상소문 등이 소개된다”면서 “이런 유물들은 한글이 서민들이 주로 쓰던 ‘상놈의 언어’가 아니라 임금이나 양반들도 널리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기자
국립한글박물관 한글날 문 연다
입력 2014-09-26 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