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속일 수 없다. 과거 운동선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의 아들과 딸들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펜싱의 윤지수(21·동의대), 배드민턴의 성지현(23·새마을금고), 야구의 황재균(27·롯데 자이언츠) 등이 그들이다.
펜싱 사브르 대표팀 막내인 윤지수는 프로야구 최다 완투 기록을 보유한 윤학길(53)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의 딸이다. 지난 23일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당시 윤지수는 중국의 에이스 선천(세계랭킹 8위)을 맞아 라운드 점수에서 8-5로 앞서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근성을 물려준 아버지에 대해서는 25일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윤지수는 “반드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해 더 큰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2년 뒤를 겨냥했다.
성지현은 ‘셔틀콕 2세’로 유명하다. 아버지 성한국(51) 새마을금고 감독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 단식 동메달을 땄다. 어머니 김연자(51) 한국체대 교수는 1982년 뉴델리와 서울대회에서 모두 복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에이스인 성지현은 지난 22일 중국과의 단체전 결승전에서 첫 단식에 나서 세계랭킹 1위인 리슈에리에게 졌고, 결국 은메달에 그쳤다. 남은 개인전에서 목표는 우승이다. 그는 지난 4월 경북 김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왕스셴(중국)을 2대 0으로 격파하고 정상에 섰다. 고향이 인천인 성지현에게 이번 대회 우승은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
야구 대표팀 3루수 황재균(27·롯데 자이언츠)은 모자(母子) 금메달에 도전한다. 황재균의 아버지 황정곤(56)씨와 어머니 설민경(54)씨는 모두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다. 특히 어머니 설씨는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테니스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재균은 이번이 첫 대표팀 선발이다. 황재균은 “어머니와 함께 뉴델리에서 뛰었던 친구분이 전화를 주셨는데, 어머니가 대표팀 선발 소식에 펑펑 우셨다고 한다”며 “이번에 꼭 금메달을 목에 걸어 어머니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24일 대만전에 출전해 7회 교체멤버로 출전했다.
이밖에 남자 사이클의 간판스타 장선재의 아버지는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윤호(53) 대한지적공사 감독이다. 장선재는 단체추발 3연패를 노렸지만 실패했다.
인천=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피는 못 속여… 운동선수 2세들 날다
입력 2014-09-26 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