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대구대 경산캠퍼스 햇살광장에서 열린 홍덕률 총장의 취임 행사는 특별했다. 총학생회가 중심이 된 학생들이 홍 총장 취임 행사를 직접 마련했기 때문이다.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분규에 휩싸는 대학이 많은 상황이어서 눈에 띈다.
제11대 총장 취임 축하의 의미를 담은 행사 이름은 ‘학생행복 선언식’. 학생들이 주관해 총장 취임행사를 마련한 것은 전국 대학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행사는 총학생회, 총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 등 학생자치기구 소속 학생들의 주도로 진행됐다. 홍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와 학원정상화 과정에서 홍 총장이 겪은 고초에 대해서도 대학구성원들이 함께 응원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행사였다.
홍 총장은 원래 별도의 총장 취임식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취임식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를 학교 일에 쏟겠다는 뜻이었다. 그런 홍 총장을 설득한 것은 바로 학생이었다.
학생들은 지난 4년 동안 애써준 홍 총장의 연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경영철학을 계속 추진해 달라는 뜻으로 취임축하 행사를 직접 주관하겠다고 설득했다. 홍 총장은 ‘학생행복 선언’으로 화답했다.
홍 총장과 학생대표가 함께 발표한 행복선언문은 ‘학생행복은 대구대의 최고 가치이며 학생의 밝은 미래와 대학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한 행사답게 축사도 학생들 몫이었다. 총학생회장과 전 총학생회장, 장애학생, 외국인 학생 등이 축사자로 나섰다.
학생들은 소통에 집중하기 위해 내·외빈을 초청하는 대신, 대학 홈페이지에 ‘온라인 방명록’을 개설하고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행사 3일전부터 접수받았다.
이날까지 재학생과 교직원에서부터 국회의원, 대학총장 등 각계 외부인사들이 보낸 축하 메시지는 200건을 넘어섰다.
이승혁 총학생회장은 “총장님이 대학의 재도약을 이끌고 우리나라 대학패러다임 혁신을 선도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람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더없이 행복한 취임식”이라며 “학생들과 함께 명품 대구대를 만들어 나가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학생들이 열어주는 ‘총장 취임식’ 눈길… 홍덕률 총장은 ‘학생행복 선언’으로 화답
입력 2014-09-26 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