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 리뷰를 하는 언박스 세러피(Unbox Therapy)는 24일(현지시간) ‘아이폰6 플러스 구부리기 테스트’라는 동영상을 올렸다. 아이폰6 플러스에 맨손으로 힘을 가했더니 구부러진다는 내용이었다. 이 동영상은 하루 만에 13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새 아이폰의 인기만큼 문제점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은 것이다.
옹호하는 쪽은 “그 정도 힘을 주면 안 구부러지는 제품이 어디 있느냐”며 무리한 실험이라고 반박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언박스 세러피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3도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다. 노트3는 구부러지지 않았다.
애플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맥루머스에는 바지 주머니에 아이폰6 플러스를 넣고 다니다 구부러진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가 올라왔다. 미국 IT 매체들이 기사화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는 ‘벤드게이트(Bendgate)’라고 명명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니터링 업체 브랜드워치는 하루 만에 5만7000건 이상의 관련 글이 올라왔다고 분석했다. 트위터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벤드게이트 해시태그(#bendgate)는 트위터에서 세 번째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각종 패러디 사진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애플을 정말 당혹스럽게 한 문제는 ‘벤드게이트’가 아니다. 불과 몇 시간 후 ‘업데이트게이트’가 터졌기 때문이다. 애플은 헬스킷 기능을 포함하고 키보드, 사진 등의 버그를 수정한 iOS 8.0.1 업데이트를 제공했다가 한 시간 만에 중단했다. 이동통신망 연결이 끊기고,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ID가 작동하지 않는 등 심각한 오류가 발생한 탓이다. 그동안 iOS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작은 버그들이 있긴 했지만 애플은 업데이트를 통해 이를 보완해 나갔다. 업데이트에서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겨 배포를 중단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은 “며칠 내로 문제를 수정한 업데이트를 실시할 것이며 당분간은 예전 버전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iOS8은 전 버전에 비해 앱이 비정상적으로 갑자기 종료되는 현상이 많이 일어나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벤드게이트’와 ‘업데이트게이트’가 과거 ‘안테나게이트’처럼 큰 사건으로 비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2010년 내놓은 아이폰4는 손에 쥐는 위치에 따라 수신 감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안테나게이트’라고 비판했다. 결국 스티브 잡스는 “안테나게이트는 아이폰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아이폰4 사용자에게 무료로 케이스를 주는 조치를 취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줄줄이 터진 ‘게이트’… 진땀 빼는 애플
입력 2014-09-26 0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