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늦깎이 사수, 세계新 탕! 탕!

입력 2014-09-26 03:41
김미진이 사격 여자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기록,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낸 뒤 환한 얼굴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늦깎이 사수 김미진(35·제천시청)이 사격 여왕으로 등극했다. 한국 여자사격 대표팀의 김미진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더블트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신기록도 세우는 기쁨도 누렸다. 앞서 열린 남자 대표팀의 금빛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린 쾌거였다.

김미진은 25일 경기도 화성 경기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여자사격 더블트랩 개인전에서 110점을 기록, 108점을 쏜 중국의 장야페이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땄다. 승승장구하던 중국은 여왕의 위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한국 사격대표팀의 7번째 금메달이다.

김미진은 더블트랩 늦깎이다. 한국체대 재학 시절까지 소총 선수였으나 성적을 내지 못해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클레이 종목인 더블트랩 입문은 우연한 계기였다. 태릉 클레이사격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클레이 사격을 가르쳐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더블트랩이 적성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수 생활로의 복귀를 망설인 그에게 용기를 준 것은 남편 손상원 KB국민은행 감독이었다.

선수의 길로 다시 들어섰다. 김미진은 훈련장과 집을 오가며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더블트랩으로 전향한 지 1년 만에 국가대표로 뽑혔다. 국가대표는 소총 시절에도 뽑혀 본 적이 없었다.

이후 김미진은 맞춤옷을 입은 듯 더블트랩 종목에서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더블트랩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더블트랩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미진은 이보나(33·한화갤러리아) 손혜경(38·제천시청)과 함께 나간 단체전에서도 314점으로 중국(315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남자 50m 소총 단체전과 남자 25m 스탠더드 권총 단체전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은 은메달을 땄다. 이어 열린 남자 50m 소총 복사 개인전에서 박봉덕(41·동해시청)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화성=임지훈 기자 zeitgei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