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집에도 못 가고 휴식 없이 훈련했습니다. 한이 많이 맺혀서 더욱 더 노력했습니다.”
한국 여자조정의 에이스 지유진(26·화천군청)이 아시안게임 도전 3수 만에 금빛 노 젓기에 성공했다. 지유진은 25일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경량급 싱글스컬 결선에서 8분1초00의 기록으로 라이벌 홍콩의 리커만을 5초60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지유진은 아시안게임 세 번째 도전 만에 금메달 꿈을 이뤘다. 4년 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아쉽게 은메달에 머문 한도 함께 풀었다. 지유진은 또 한국 조정 세 번째, 여자 선수로는 두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조정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때 남자 싱글스컬의 신은철이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번 대회에서 전날 여자 싱글스컬의 김예지(20·포항시청)가 첫 번째 여자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유진은 한국 조정의 대표 주자다. 중학교 1학년 때 체육 교사의 추천으로 조정을 처음 접해 14년째 조정 선수로 활동해 왔다. 대학 신입생이던 2007년 충주에서 열린 아시아조정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4초78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초에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조정월드컵 1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세계 대회 1위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맞물리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에 지난해 8월 열린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서는 하위권 순위 결정전으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설정한 지유진은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훈련해 올해 아시아컵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재기에 성공했다. 결국 1년여간의 피나는 연습 끝에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유진은 “세 번째 대회 만에 금메달이라 더욱 값지고 기쁘다”며 “같이 훈련한 윤용호 감독과 가족들이 가장 생각난다”고 감격해 했다. 이어 “연습한 대로 해서 긴장 없이 잘할 수 있었다”며 “도하아시안게임 때부터 홍콩의 리커만을 잘 알고 있었다. 리커만처럼 나도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정 여자 쿼드러플스컬 대표팀도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슬기(25·수원시청) 마세롬(25·부산항만공사) 전서영(25·송파구청) 김아름(28·부산항만공사)은 결선에서 6분46초54의 기록으로 2위에 올랐다. 세계 정상권 실력을 자랑하는 중국 대표팀은 구간 성적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6분40초55만에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가져갔다.
충주=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3수 만에 한 풀어… 세계정상 향해 노젓기는 계속된다
입력 2014-09-26 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