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2연패의 최대 걸림돌인 대만을 대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대만 에이스를 제대로 공략 못했다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한국 대표팀은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B조 대만과의 예선리그 2차전에서 8회 10대 0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이로써 B조 1위를 확보한 한국은 오는 27일 A조 2위와 준결승전을 갖게 된다.
한국은 대만 마운드를 1회부터 초토화시켰다. 김현수(두산 베어스)의 2루타로 2점을 선취한 한국은 강정호(넥센 히어로즈)가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단숨에 5-0으로 앞서갔다. 이어 오재원(두산)의 홈런 등을 포함해 1회에만 대거 7점을 뽑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2회에는 박병호(넥센)가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최고의 거포임을 재확인시켰다. 이재원(SK 와이번스)은 8회 10점째를 만들어 내는 안타를 때려 경기를 끝냈다.
마운드에선 선발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4이닝 동안 단 두개의 안타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는 위력투를 보여줬다. 차우찬(삼성 라이온즈), 한현희(넥센), 안지만(삼성)으로 이어진 불펜도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지켜냈다. 승리 투수는 5회에 나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차우찬이 됐다.
반면 대만은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에 승리를 헌납했다. 당초 대만은 선발 투수였던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루키리그 소속의 창샤오칭이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교체돼 마운드가 어느 정도 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체 투입된 왕야오린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산하 싱글 A팀 선수로서 올 시즌 4승 7패 평균자책점 5.57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그러나 왕야오린은 단 한개의 아웃 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홈런 1개를 포함해 4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대만은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활약 중인 에이스 천관위까지 불펜에 투입해 가까스로 불을 껐다.
한국이 대만을 대파했지만 불안감도 노출한 경기였다. 바로 천관위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1, 2회 활활 타올랐던 방망이가 천관위가 마운드에 올라오자 급격히 식어버렸다. 한국 타선은 천관위를 상대로 4⅓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특히 삼진을 무려 5개나 허용했다. 천관위는 한국과 대만이 결승에서 만날 경우 대만의 선발로 낙점받은 상황이다. 한국은 금메달을 따기 위해선 천관위의 몸 상태와 공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대만 10대 0 대파했지만… 개운찮은 뒷맛
입력 2014-09-25 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