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장벽 허무는데 세계가 나서 달라”

입력 2014-09-25 05:53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세계가 함께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또 본인이 지난해 직접 제안했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계획을 언급하며 “이 과정에 유엔이 앞장서 주길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15분 분량의 ‘일반토의 기조연설(keynote speech)’을 통해 “통일된 한반도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출발점이자 인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이같이 천명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 주민 및 북한 이탈주민의 인권 문제에도 유엔 등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큰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는 인권 문제 중 하나가 북한 인권”이라며 “북한과 국제사회는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 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문제와 결부시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우리 정상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위안부 관련 언급을 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국민일보 9월 18일자 1, 3면 참조).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 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럴 경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 발전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로서 인권과 환경, 개발 등 유엔이 다루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기여 의지도 밝혔다.

뉴욕=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