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세르게이 이바노프 대통령 행정실장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중 하나인 이투룹을 특별기로 방문했다고 교도통신이 블라디보스토크발로 24일 보도했다.
이바노프 실장은 22일 준공한 이투룹의 신공항을 시찰했는데, 러시아의 장관급 인사가 쿠릴 4개 섬을 방문한 것은 거의 2년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바노프 행정실장의 방문은 쿠릴섬에 대한 러시아의 실효적 지배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신은 이바노프 실장이 현지 주민과의 대화에서 “섬을 떠난 젊은이의 귀환을 촉진하기 위해 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2016∼2025년 4개 섬을 포함한 쿠릴열도의 사회기반 정비에 민간 투자 등 총 640억 루블(약 1조7000억원)을 투입하는 ‘쿠릴열도 사회경제발전계획’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일본 측은 즉각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일본 국민의 감정을 거스르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며 러시아 정부에 항의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신규 무기 수출을 제한하고, 러시아의 5개 금융기관 등을 대상으로 증권 발행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승인했다.
러·일 관계는 올가을로 예정됐던 푸틴 대통령의 방일이 미국과 유럽 제재로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상황이다.일본은 앞으로 사람과 물자왕래가 활발해지면 러시아의 실효지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푸틴 최측근 쿠릴섬 방문에 발끈한 일본
입력 2014-09-25 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