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이라는 인상적인 책을 선보였던 독일의 저널리스트 폰 쇤부르크의 새 책. 독일 유력 신문에서 일하던 그는 구조조정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실업자가 되었고, 2005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적 곤궁 속에서도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유머러스한 책을 썼다. 국내에서 올해 재발간된 이 책은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여러 독서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소설가 김영하는 최근 산문집 ‘보다’에서 폰 쇤부르크 얘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의 유머러스한 필치와 통쾌한 위트, 발랄한 발상은 ‘쓸데없는 것들의 사전’에서도 여전하다. 폰 쇤부르크가 작성한 쓸데없는 것들의 목록은 휴대폰, 백화점, 뉴스 등 끝도 없이 이어진다. 노화에 대한 저항, 쿨에 대한 집착, 피트니스클럽 회원권 등도 그에 따르면 다 불필요한 것들이다. 이런 것들 다 버리면 어떻게 살까 싶은데, 그의 재치 넘치는 설명을 듣다보면 ‘어쩌면 필요 없을 수도 있겠네’하고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전작이 가난에 대한 책이었다면 신작은 사치에 대한 책이다. 쇼핑과 유행, 명품 등에 대한 현대인들의 통념을 유쾌하게 뒤흔들며 그런 게 진짜 필요한가, 그거 있으면 행복해지는가, 이렇게 묻는다. 독일 언론의 평가처럼 그는 늘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다.” 김태희 옮김.
김남중 기자
[손에 잡히는 책] 쇼핑·유행·명품… “그거 있으면 행복해?”
입력 2014-09-26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