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폐쇄되는 서울역 고가에 2016년 말까지 보행자 중심의 녹지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23일 오전(현지시간) 뉴욕 하이라인파크(Highline Park)를 시찰하면서 “서울역 고가의 원형을 보존하면서 안전, 편의, 경관을 고려한 사람 중심의 녹지공간으로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하이라인파크는 지상 9m 높이의 폐쇄된 고가철로에 2.5㎞로 조성한 공원이다. 철거될 예정이었으나 시민사회 등에서 원형 보존을 주장해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뉴욕의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박 시장은 “서울역 고가도 도시 인프라 이상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산업화 시대의 유산”이라며 “철거하기보다 재생을 통해 문화유산과 문화시설이 연결되고 관광명소화되면 침체에 빠진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0년 준공된 서울역 고가는 17m 높이에 폭 10.3m, 총연장 938m로 노후화돼 당초 올해 말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재생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시는 고가 공원 조성을 위한 시민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계 공모한 후 내년 착공, 2016년 말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서울역 고가 공원에 보행로와 소규모 광장, 테라스 가든, 커뮤니티 공간 등을 조성하고 엘리베이터와 연결로를 통해 지상과 지하를 연결할 계획이다. 또 고가 상하부에 공방·갤러리 등 문화공간, 카페·기념품점 등 상업공간, 대중교통 환승장과 접한 휴식공간 등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중림·회현동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화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대체 도로 없이 공원을 만들면 회현동과 중림동 간 교통이 단절되고 남대문로와 세종대로, 염천교 등 도심지 주요도로가 혼잡해 지는 데다 지역경제도 침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원화해 지역 명소화하고 별도의 교통대책을 마련한다면 지역간 단절을 최소화하고 주변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뉴욕 ‘하이라인파크’ 부럽잖게… 서울역 고가에 보행자 녹지공원 만든다
입력 2014-09-25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