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탕아가 역대 아시안게임 한국 우슈 산타 종목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명진(26·대전체육회)은 24일 인천 강화 고인돌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우슈 남자 산타 75㎏급 결승에서 하미드 레자 라드바르(이란)를 2대 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아시안게임 우슈 산타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딴 것은 김명진이 처음이다. 김명진 이전까지는 세 차례 은메달이 전부였다. 김명진에 앞서 출전한 70㎏급의 유상훈(24·영주시청)은 아쉽게 동반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김명진은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체육관 바닥에 드러누워 두 다리를 허공에 휘저으며 주체할 수 없는 벅찬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엎드려서는 굵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김명진이 기쁨의 눈물을 흘린 것은 긴 방황 끝에 다시 이를 악물고 훈련해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김명진은 4년 전의 교훈을 잊지 못한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훈련이 힘들어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제 발로 선수촌을 나갔기 때문이다. 방황기를 맞은 이후 국가대표는 너무 멀어졌다. 실제 김명진은 이듬해 대표 선발전을 겸해 열린 회장배 대회에서 3위에 그치며 태극마크를 다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심기일전한 김명진은 다시 국가대표로 선발돼 4년 전 후회스럽던 선택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구슬땀을 흘렸다. 선수촌에서 매일 밤 시상식에서 가운데에 서는 것을 상상하며 잠들었고, 경기 전날에도 너무 긴장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한다. 결국 김명진은 국가대표의 영광을 포기한 탓에 국제무대에선 신인이나 다름없었지만 심기일전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김명진은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만큼 체력 운동을 많이 했다”면서 “해냈다는 성취감이 컸고, 그동안 응원해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에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에는 애국심이라는 것이 별로 없었다”면서 “그러나 태릉에서 훈련하면서 아시안게임이 다가오니 나도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인천=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돌아온 탕아, 우슈 챔피언 등극
입력 2014-09-25 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