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신임 총재에 김성주(57·사진) 성주그룹 회장이 선출됐다. 역대 최연소 총재이자 현직 기업인이 한적 수장이 되는 첫 사례다. 여성으로서는 전임 유중근 총재에 이어 두 번째다.
그동안 한적 총재 대부분이 정부 고위직 출신이었던 데서 탈피해 인도주의적 사업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활동해 온 민간인이 한적 총재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적은 24일 중앙위원회에서 위원 28명의 만장일치로 김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한적 명예총재인 박근혜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내달 8일 제28대 총재에 취임하게 된다.
김 총재는 에너지기업 대성그룹 창업주 고(故)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1979년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정경대와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을 수료했다. 대학 졸업 뒤 ‘재벌 2세’의 편안한 삶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월급 18만원을 받으며 일을 배운 일화는 유명하다. 1980년대 후반 귀국해 패션유통업체인 ‘성주인터내셔널’을 설립했으며 2005년 독일의 유명 가방업체 MCM을 인수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브랜드로 거듭나게 했다. 2009년 성주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과 국내외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였고, 자선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월드비전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한적은 “성공적인 기업경영 능력을 갖췄을 뿐 아니라 성폭력 및 가족폭력 피해자, 한부모 가족, 북한이탈여성, 미혼모 등 어려움에 처한 여성 및 아동의 복지 증진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총재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력 때문에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박근혜정부가 ‘관피아(관료+마피아)’ 낙하산 적폐 해결을 외치더니 그 빈자리를 박근혜 선대위 인사로 채우고 있다”며 “보은 인사의 끝판왕이자 화룡점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관광공사 감사에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원로방송인 자니윤씨가 임명된 바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김성주 회장… 현직 기업인 최초 역대 최연소
입력 2014-09-25 0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