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했던 시리아 IS 공습 배경] IS 은밀히 돕던 나라마저 세 확대 위협 느껴

입력 2014-09-25 03:01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IS)’에 대해 미국이 공습을 단행할 때 카타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요르단 바레인 등 아랍 5개국도 공습에 참여했다. 이들 국가는 왜 IS 공습에 동참했을까.

CNN은 23일(현지시간) 5개국의 공습 참여는 자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IS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역안보에 일정 역할을 하려는 각국의 이해관계도 얽혀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IS는 이들 국가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됐다. 미국 등 서방을 공격하던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수니파 이슬람국가에도 비난의 화살을 퍼부었다. IS는 각국의 왕정을 뒤집고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가 지배하는 정교일치 국가 건설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국가는 그동안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전복을 위해 IS를 지원해 왔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IS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은밀하게 해왔다.

그렇지만 IS가 자신의 체제를 위협하는 단계까지 이르자 더는 묵과할 수 없게 됐다. 카타르의 경우 알카에다의 한 분파로 알려진 알누스라전선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자금을 대주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테러단체를 돕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IS 공습에 참여할 경우 의혹을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셈이다.

칼리드 빈 아흐메드 칼리파 바레인 외무장관은 CNN에 “IS는 이슬람이 아니다. ‘이단(deviated cult)’”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정치·전략 연구소의 아흐메드 칸딜 박사는 “아랍권 국가가 공습에 참여한 것은 IS의 급진사상이 자국으로 전파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공습이 확대될 경우 IS에 대한 동정심이 커져 반미 감정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16과 F-15 전투기를 동원해 공습에 참여한 UAE와 요르단, 바레인 등이 자국 내 수니파의 감정을 고려해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영토 50여곳이 공격당한 시리아 역시 침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국 내에서 영역을 확대하는 IS가 타격을 받아 어부지리 할 가능성 때문이다. CNN은 아랍 5개국의 참여는 미국이 영국과 프랑스 등 전통적 우방의 공습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덧붙였다. 미국으로서도 같은 아랍국가가 반IS전선에 나선 것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