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유엔총회 연설] ‘기후재정 세션’ 공동의장 등 글로벌 행보

입력 2014-09-25 03:54
박근혜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 교대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서 공동의장을 수임했다. 유엔무대 데뷔 첫날부터 기후정상회의 참석, 영어 기조연설, 기후재정 세션 공동 주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 교대행사 참석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갔다.

기후재정 세션은 각계 최고 지도자급 인사가 참석,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조성의 중요성 및 공공·민간 재원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이 세션은 유엔 기후정상회의 오후 회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로, 개회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잇따라 기후재원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조연설을 했다.

기후재정 세션이 열린 회의장에는 영국 프랑스 등 7개국 정상과 반 총장, 김 총재 등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세션 개회식에선 공동의장인 박 대통령, 반 총장, 김 총재까지 한국인 출신 3명이 의장단석에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공동의장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세계의 이목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집중돼 있다. 그중 기후재정 세션은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의장은 기후변화 대응 및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재원 조성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와 박 대통령이 공동 주재한 기후재정 세션을 통해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의 초기 재원이 민간과 공공 분야를 통틀어 200억 달러로 정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GGGI 의장직 교대행사에 참석, 개막식 환영사를 했다. GGGI의 새 의장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추대됐다. 이 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 전략 수립 등을 위해 2012년 출범한 국제기구(회원국 22개국)다. 서울 정동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데, 기구 설립의 모태이자 국제기구로의 설립을 주도한 한국이 이번 특별행사에 초대됐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GGGI는 한때 인류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무한성장이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했다”며 “지구가 보유한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탄소에너지에 기반을 둔 오늘의 번영이 우리 후손에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색된 한·일 관계 해빙 분위기 속에 관심을 모았던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아베 총리는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이 주재한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다른 일정으로 회의에 불참해 불발됐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뉴욕=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