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서 공동의장을 수임했다. 유엔무대 데뷔 첫날부터 기후정상회의 참석, 영어 기조연설, 기후재정 세션 공동 주재,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 교대행사 참석 등 글로벌 행보를 이어갔다.
기후재정 세션은 각계 최고 지도자급 인사가 참석,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재원 조성의 중요성 및 공공·민간 재원의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이 세션은 유엔 기후정상회의 오후 회의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로, 개회식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잇따라 기후재원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조연설을 했다.
기후재정 세션이 열린 회의장에는 영국 프랑스 등 7개국 정상과 반 총장, 김 총재 등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세션 개회식에선 공동의장인 박 대통령, 반 총장, 김 총재까지 한국인 출신 3명이 의장단석에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공동의장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세계의 이목이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집중돼 있다. 그중 기후재정 세션은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라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의장은 기후변화 대응 및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재원 조성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후정상회의와 박 대통령이 공동 주재한 기후재정 세션을 통해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둔 녹색기후기금(GCF)의 초기 재원이 민간과 공공 분야를 통틀어 200억 달러로 정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에는 GGGI 의장직 교대행사에 참석, 개막식 환영사를 했다. GGGI의 새 의장에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추대됐다. 이 연구소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 전략 수립 등을 위해 2012년 출범한 국제기구(회원국 22개국)다. 서울 정동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데, 기구 설립의 모태이자 국제기구로의 설립을 주도한 한국이 이번 특별행사에 초대됐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GGGI는 한때 인류가 가능하다고 믿었던 무한성장이 실제로는 가능하지 않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했다”며 “지구가 보유한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탄소에너지에 기반을 둔 오늘의 번영이 우리 후손에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색된 한·일 관계 해빙 분위기 속에 관심을 모았던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아베 총리는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박 대통령이 주재한 유엔 기후정상회의 기후재정 세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다른 일정으로 회의에 불참해 불발됐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뉴욕=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첫 유엔총회 연설] ‘기후재정 세션’ 공동의장 등 글로벌 행보
입력 2014-09-25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