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 국무, 2년 전 訪北 추진하다 무산”

입력 2014-09-25 03:04

존 케리(사진) 미국 국무장관이 상원 외교위원장이던 2012년 3월 방북을 추진하려다 북한의 2·29합의 파기로 무산됐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2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이 연구소의 캐슬린 문 한국석좌와 진행한 대담에서 “케리의 방북 계획이 2·29합의로 무산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에 따르면 2012년 3월 뉴욕에서 열린 북·미 간 트랙 1.5(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한 케리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최선희 국장에게 “우리에게는 영원한 적이 없다”며 곧 방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 국장은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을 통해 안전보장을 약속한다면 우리는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고 그레그 전 대사는 덧붙였다.

그레그 전 대사는 또 수년 전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미국에 초청할 것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존해 있을 당시 바이든 부통령에게 김정은을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차원에서 미국에 초청할 것을 제의했다”면서 “그러나 바이든 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를 의식해 거절했다. 미 당국자들은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 지도자들을 악마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과 접촉했던 그레그 전 대사는 “당시 북한 당국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와 대화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