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다자외교 무대의 심장에 섰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 연설을 통해서다. 박 대통령은 5분40초가량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기후변화에 주도적 대응 의지 천명=짙은 남색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세계 116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재하는 1세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포집, 제로에너지빌딩 등 창조경제와 연계된 우리 정부의 에너지 신산업 육성방안도 소개했다. 박 대통령의 외국어 연설은 취임 이후 4번째다. 박 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신(新)기후체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동참 의지를 밝히는 것과 동시에 국제사회에도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각국의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털끝만한 생각의 차이가 나중엔 천리만큼의 차이를 가져온다”며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 기회로 인식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녹색기후기금(GCF) 1억 달러 기여 공약은 GCF 사무국 유치국으로서 조기 재원조성 및 운영기반 구축에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 유엔 데뷔 무대서 광폭행보=박 대통령의 유엔 무대 데뷔는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상이 정부의 대내외 구상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는 의미도 있다. 박 대통령이 22∼24일 잇따라 다자회의와 양자회담 자리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번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데뷔를 굵직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한국의 책임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무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의 행보는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정상급 회의까지 외연을 넓힌다. 안보리 정상급 회의에선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외국인 테러전투원 문제 논의에 동참한다. 한국 정상이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은 처음이다.
뉴욕=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대통령, 유엔 기후정상회의 연설…본격적인 다자외교 행보 시동
입력 2014-09-24 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