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30·화성시청) 이라진(24·인천중구청)이 펜싱 2관왕에 올랐다.
정진선은 23일 경기도 고양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을 25대 21로 꺾은 데 힘입어 개인전 우승에 이어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이라진도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중국을 45대 41로 꺾는 데 일조하면서 개인전에 이어 펜싱 첫 2관왕에 올랐다.
정진선을 비롯해 박경두(30·해남군청) 박상영(19·한국체대) 권영준(27·익산시청)으로 짜인 한국 에페 대표팀은 이로써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첫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펜싱이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1974년 이래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한 국가가 3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 남자 에페 단체는 78년 방콕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3위 안에 입상하는 대기록도 이어갔다. 17-12로 앞선 채 마지막 9라운드에 나선 정진선은 일본의 미노베 카즈야스에 종료 56초 전 19-20까지 쫓겼지만 침착하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진선은 “일본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제가 위기에 몰릴지 몰랐다”며 “막내 박상영의 군 문제 해결은 물론 에페 모든 선수가 승리를 나눌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사브르에서 한국은 아시안게임에 이 종목이 도입된 2002년 부산 대회부터 중국에 3회 연속 패해 은메달에 그친 한을 풀고 첫 금메달을 따냈다.
지난 20일 개인전에서 이라진과 김지연(26·익산시청)이 금, 은메달을 나눠가져 단체전에서도 한국의 우승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까지 승부를 알 수 없었다. 한국은 초반 이라진, 김지연, 윤지수(21·동의대)가 차례로 나섰지만 5라운드까지 중국에 22-25로 뒤졌다. 하지만 한국에는 ‘맞언니’ 김지연이 있었다.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양팀 선수 중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김지연(6위)은 중국의 위신팅(41위)과의 6라운드에서 30-28로 간단히 전세를 뒤집었다. 7라운드까지 중국에 35-32로 앞선 한국은 앞선 2개 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이라진(12위)이 8라운드에서 교체선수 리페이(24위)에 한 점만을 내주고 40-33으로 점수차를 크게 벌렸다. 5점만 추가하면 우승을 확정짓는 한국은 마지막 9라운드에 나선 김지연이 중국 에이스 선천(8위)과의 경기에서 무려 8점을 잇달아 허용, 종료 2분14초 전 41-41 역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4연속 유효타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김지연은 “역전위기에 몰렸을 때 아무 생각도 안 났다. 수비위주로 하다 당한 것 같아 정신을 가다듬고 공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되뇌었다.
개인전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던 한국은 이날 2개의 금메달을 보태 효자종목의 입지를 굳혀갔다. 한국은 24일에도 여자 플뢰레와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출격,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플뢰레는 전희숙과 남현희를 필두로 오하나와 김미나가 호흡을 맞춰 98년 방콕 대회 이후 5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남자 사브르는 구본길과 김정환을 비롯해 원우영 오은석이 나선다.
서완석 국장기자
한국 오누이 검객 함께 금메달 찔렀다
입력 2014-09-24 0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