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내가 대표적 친박”

입력 2014-09-24 05:40

새누리당 내 비주류이자 ‘비박(비박근혜)’의 대표주자인 김문수(사진) 보수혁신위원장이 “나 스스로는 내가 대표적인 친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구성에 친박이 배제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혁신위원을 인선하면서 계파에 연연치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혁신위에서 개헌을 다루는 데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혁신위가 뚝딱 두드리면 다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친박’ 발언을 놓고 당 안팎에서는 그가 ‘청와대와 친박 견제용’이라는 일각의 평가를 의식해 작심하고 내뱉은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때 후보였던 김 위원장은 박근혜 당시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였던 ‘악연’이 있다. 김 위원장은 2위에 오르며 비주류의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친박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지난 6월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고 정치인 총리설이 힘을 받았을 때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김 위원장을 미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청와대는 ‘김문수 총리론’을 매우 껄끄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계파보다는 혁신 모임을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인선)해야 된다는 데 김무성 대표와 의견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최근 유기준 홍문종 등 친박 중진들이 “당내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며 불쾌감을 표출한 데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그는 권한 위임을 둘러싼 김 대표와의 신경전에 대해서는 “권한, 방향에 대한 갈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개헌이 아니라 정치혁신을 원하고 있고 혁신의 핵심은 국회가 바뀌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외부인사 선임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외국에 계신 분들은 조금 늦어지는 점이 있고, 정치적인 자리로 받아들여 가족 또는 회사와 상의하겠다는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목요일(25일)까지는 될 것 같다”고 했지만 외부 인사가 고사하거나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대할 경우 최종 인선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