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문상품 이동 자동으로 척척… 당일 배송률 70%에 도전

입력 2014-09-24 04:56
이마트가 지난 6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문을 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보정센터’ 내부 모습. 보정센터는 업계 첫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로 3년간 800억원이 투입됐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6개까지 확대하고 온라인 매출도 4조2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 제공

2만여개의 상품이 있는 선반에서 주문 상품이 담긴 박스가 자동으로 선택된다. 해당 박스는 분당 200m를 이동할 수 있는 셔틀에 실려 상품을 골라내는 피커(Picker)에게 옮겨진다. 피커는 주문 수량만큼 상품을 집어 배송 박스에 담는다. 주문한 다른 상품까지 차례로 담긴 박스는 배송거리에 따라 재분류된 후 배송트럭 앞에 놓인다. 이 과정에 사람이 등장하는 건 피커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자동 시스템이다.

23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이마트 ‘보정센터’는 이마트가 자체 개발한 온라인 전용 물류 시스템(ECMS)을 채택해 일하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기존 온라인 주문 처리 방식이 피커가 직접 진열대로 가서 상품을 담는 방식(Person to Goods)이었다면 보정센터는 상품이 자동으로 피커에게 오는 방식(Goods to Person)으로 처리된다. 고객 주문, 상품분류, 배송 등의 판매과정뿐 아니라 재고 관리 및 협력회사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도 하나로 연결된다.

새 시스템 채택으로 주문처리 속도와 정확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기존 온라인 주문 방식의 경우 당일 배송률이 25%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5%로 뛰었다. 이마트는 이를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하루 최대 주문처리량도 기존 방식보다 3배 이상 늘어나 최대 1만건까지 확대할 수 있다. 보정센터가 가동된 지난 6월 이후 배송 건수도 30% 정도 늘어 지금은 하루 평균 4500건을 처리하고 있다. 차량당 배송처리 능력도 하루 30건에서 45건으로 향상됐다.

수작업 과정이 줄면서 상품이 누락되는 결품률도 줄었다. 기존 방식으로는 결품률이 1∼3%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0.2%까지 낮아졌다. 자동화 비율을 높인 데다 주문한 상품의 무게를 미리 계산해 누락된 상품이 있는지 확인한 후 배송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경기 남부권 15개 점포의 온라인 배송을 책임지는 보정센터 운영에 자신감을 갖고 전용 물류센터 착공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말 김포에 두 번째 전용 물류센터를 완공하고, 2017년까지 수도권에 4개의 전용 물류센터를 가동한다. 2020년까지 이를 6개로 늘릴 예정이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대하는 것은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 확대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기반의 온라인 매출은 연간 1조원이 한계지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가 6개로 확대되면 매출이 4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물류 선진화에 선제 투자해 향후 아마존 등 글로벌 온라인몰의 국내 진출에 대비하자는 의미도 있다.

최우정 이마트 온라인 사업담당 상무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최종적으로 남은 시장이 ‘장보기 시장’으로 전 세계적인 성장 추세”며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으로 처리 능력을 높이면 매출 상승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용인=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