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하디 1903 성령한국 선교대회’ “신앙 선배들이 이뤄놓은 한국 선교 역사 되살려야”

입력 2014-09-24 03:31
23일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규모 성령집회 ‘하디 1903 성령한국 선교대회’에서 기감 목회자들이 공동 축도를 하고 있다. 청주=강민석 선임기자

무대가 갑자기 암전되더니 대형 스크린에서 동영상 한 편이 상영됐다. 한국 감리교회의 역사를 되새기며 이 땅에 복음을 전파하자는 내용의 영상이었다. 상영이 끝나자 세 번의 타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객석에선 행사 시작을 자축하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23일 오후 2시부터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한 대규모 성령집회 ‘하디 1903 성령한국 선교대회’(선교대회)는 이렇게 시작됐다. 선교대회 주제는 ‘성령이여 새롭게 하소서’. 전국에서 모인 감리교인 8000여명은 2시간 넘게 진행된 집회 내내 큰 소리로 찬양하고 기도했다. 자리가 부족해 많은 성도들이 계단이나 바닥에 앉았을 만큼 열기는 뜨거웠다.

행사는 안병수 기감 충북연회 감독의 환영사와 전용재 기감 감독회장의 개회사로 막을 올렸다. 안 감독은 “우리 모두가 불덩어리가 되어 대한민국 복음화의 불을 지피자”고 외쳤고, 전 감독회장은 “신앙의 선배들이 이뤄 놓은 자랑스러운 선교의 역사를 되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선교대회 공동준비위원장인 김종복(인천 하나비전교회) 목사는 ‘내 백성을 위로하라’는 제목의 설교로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고통 받는 이웃을 위로하는 일에 감리교인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김 목사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백성과 함께하겠다는 정치인의 구호, 정부의 장밋빛 정책 등은 ‘위로’가 될 수 없다”며 “진정한 위로는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이어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은 바벨탑에서 멀리 있지 않다”며 “하나님은 지금 한국의 감리교회가 일어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완(충남 천안 하늘중앙교회) 김병삼(경기도 성남 만나교회) 목사도 차례로 연단에 올라 말씀을 전했다. 감리교회 부흥을 염원하며 대형 십자가에 한반도 지도를 내거는 순서와 찬양사역자 송정미씨의 특송도 진행됐다.

선교대회가 열린 충북은 감리교의 교세가 약한 지역이다. 기감 충북연회 등록 교인은 4만4000여명으로 충청연회(9만9000여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충북연회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08년부터 ‘중부권 선교대회 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선교대회를 준비해왔다.

기감은 지난 6월 청주종합운동장에서 6만명 규모로 선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애도 분위기가 확산되자 일정을 연기하고 규모를 축소했다.

청주=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