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외국인 나흘째 매도… 2028 마감

입력 2014-09-24 03:25

시가총액 1, 2위가 나란히 52주 최저가로 미끄러지자 코스피지수 2030선이 무너졌다. 최노믹스가 증시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이달 코스피의 변동 폭은 최저 수준이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36포인트(0.51%) 내린 2028.91로 거래를 마쳤다. 밤사이 중국 경기둔화 우려, 미국 주택지표 부진 등에 하락 마감한 뉴욕 증시의 영향으로 코스피는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다. 장중 중국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를 발표했지만 상승 반전에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24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나흘째 ‘팔자’를 이어갔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우려가 확산되며 2.27% 하락, 116만1000원이라는 52주 신저가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도 ‘한전부지 10조 베팅’의 충격이 확산되며 2.05%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10조5500억원의 투자금이 향후 10년간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투자 의견을 각각 ‘중립’과 ‘매도’로 하향했다. 그나마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연내 상장 가능성을 부인한 네이버가 5.57% 상승, 시총 상위주 가운데 체면을 지켰다.

금융투자업계는 코스피의 박스권이 더욱 좁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달 들어 정책 동력이 약해지고 대외 변수에 따른 관망세가 커진 것이 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지수의 장중 고·저점 차이는 43.79포인트인데, 2001년 8월(43.36포인트) 이후 가장 작은 폭이다. 2001년 당시 코스피는 500포인트대였다.

업계에서는 수급, 실적, 환율 등 많은 변수에서 코스피지수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본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현·선물 동반 매도로 태도가 바뀌었고, 외국인의 공백을 대체할 매수 주체는 딱히 없다. 원화 강세가 다소 진정됐다고는 하지만 엔·달러 환율이 110엔대에 근접한 것도 부담이다. 한양증권은 “수출기업에 대한 실적 우려는 3분기 어닝시즌 확인 시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