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문화 계승하는 조선족 최대 잔치…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 문화 축제’

입력 2014-09-29 03:11
조선족 여중생들로 구성된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이 20일 중국 하얼빈 사범대 음악홀에서 열린 조선족어린이방송 문화축제 개막식에서 한국 전통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제공
조선족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강덕영 이사장(사진 오른쪽).
우리말 노래부문 수상자들.
“우리의 말과 문화를 이어가게 해주신 것에 너무나 감사를 드려요.”

재단법인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사장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사)이 후원하는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 문화 축제’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이 행사는 지난 1992년 조선족 밀집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흑룡강조선어방송국’과 ‘흑룡강성교육학원 민족교연부’, 베이징의 ‘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부’가 공동 주최하는 조선족 최대의 축제다.

조선족 어린이들은 물론 한국과 한국어, 한글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장차 이들이 한국과 중국 문화를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이번 10회 행사는 지난 20∼21일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열렸으며 노래자랑, 글짓기자랑, 이야기자랑, 피아노자랑 등 네 부문으로 나눠 우리말 실력을 겨뤘다.

본선에 진출한 60여명은 헤이룽장성 현지와 베이징을 비롯 랴오닝성, 지린성, 네이멍구 등 전국 각지 조선족 어린이 700여 명이 치른 예선을 통과한 학생들이다.

20일 오후 2시 하얼빈 사범대학 음악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과 흑룡강조선어방송국이 2006년 창단한 ‘유나이티드 소녀 방송 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단원들은 ‘아리랑’, ‘나눔’ 등의 곡으로 축하 공연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이 합창단은 하얼빈의 조선족 제1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됐으며 두 차례 내한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러 국내 언론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강덕영 이사장은 “어느덧 10회를 맞아 기쁘고, 훌륭하게 성장한 어린이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고 후원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이곳 수상자들이 세계무대에서 한국과 중국을 빛내는 훌륭한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흑룡강조선어방송국의 허룡호 국장은 “이 대회 수상자들이 중국 내 각종 대회와 세계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하고 명문 학교에 진학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자 부모들이 평소에 쓰지 않던 한국의 말과 글을 사용한다”며 “자녀 교육을 별도로 시키는 사례까지 생겨 한국인의 얼과 문화 계승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열린 시상식은 하얼빈시 조선족 제1중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입상자들은 금상, 은상, 동상, 우수상으로 나뉘어 상장과 부상을 받았다. 노래부문 금상은 연남소학교 지한립 군이, 이야기자랑 부문 금상은 닝안시 조선족소학교 리현정 양이, 글짓기자랑 금상은 조선족실험소학교 김보경 양이, 피아노부문 금상은 북산소학교 리충 군이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도 주최 측은 학업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조선족 학생 17명을 선발, 이들을 ‘유나이티드 글로벌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초기부터 행사를 진행해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김태식 전무는 “매년 참가자가 늘고 수준도 향상되고 있는 것에 주최측이 놀라고 있다”며 “조선족 학생들에게 우리 말과 문화를 계승토록 하는 이 일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