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왕궁지로 추정되는 충남 공주 공산성에서 완전한 형태를 갖춘 대형 목곽고(木槨庫)가 발견됐다. 목곽고 안에서는 석제 추와 나무 망치 등 공구들이 다량 수습돼 백제시대 건축술과 생활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주대박물관은 공산성에 대한 올해 제7차 발굴조사 결과, 성안마을이 있던 곳에서 완전한 형태를 갖춘 백제시대 대형 목곽고를 최초로 확인했고, 백제 멸망기 나·당 연합군과의 전쟁 상황을 추론할 수 있는 다량의 유물을 수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목곽고는 건물터가 몰린 지역 북단에서 발견됐다.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로 너비 20∼30㎝ 안팎인 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얽어 만들었다. 바닥면에서 벽체 상부까지 부식되지 않고 만들 당시 모습 그대로의 원형이 남았다.
공주대박물관은 “백제 목곽고는 대전 월평동 산성, 부여 사비도성 등지에서 확인된 적이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공주성 목곽고는 상부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목조 건축물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목곽고의 용도는 저장시설 또는 우물로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복숭아씨와 박씨가 다량 출토됐고, 무게를 재는 석제 추와 생활용품인 칠기, 나무 망치 등이 다수 발견됐다.
목곽고와 함께 발굴된 저수시설에서는 사람과 말에 착장한 각종 갑옷과 화살, 대도(大刀)·장식도(裝飾刀)와 같은 무기류, 목제 칠기 등이 다량 발견됐다.
박물관 측은 “660년을 전후한 백제 멸망기에 나·당연합군과의 전쟁과 같은 상황이 공산성에서 전개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유물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백제시대 유적에서는 처음 확인된 깃대꽂이(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용도)가 주목된다.
공주 공산성을 포함한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내년 6월 독일에서 열리는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의 세계 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공산성 유적 발굴은 백제역사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백제 목곽창고 1300년 전 모습 그대로…
입력 2014-09-24 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