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서점 교보문고가 창립 34년 만에 베스트셀러 집계 기준을 개편한다. 주간베스트셀러 집계 기준을 1주에서 최근 4주로 확대하고, 스테디셀러 집계를 신설한다는 게 개편의 골자다.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도서 구매와 판매가 이뤄지는데다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까지 근절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변화가 타 서점으로도 확산될지, 나아가 베스트셀러 중심의 도서시장 구조를 바꿀지 주목된다.
교보문고는 23일 “1980년 창립 이후 34년 만에 베스트셀러 기준을 전면 개편하기로 결정했다”며 “25일 발표되는 주간 집계부터 새로운 기준을 반영한다”고 발표했다.
교보문고는 우선 주간베스트셀러 집계 기준을 바꾼다. 누적판매량이란 개념을 새로 도입해 직전 4주간의 가중평균 판매량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지금까지는 해당 주간의 판매량을 100% 반영해 집계해 왔다. 월간·상반기·연간 베스트셀러는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해당 기간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이번 개편을 위해 기초 연구를 진행했던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김원준 교수는 “주간 베스트셀러집계에 누적판매량을 도입하면 책들이 급격하게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가 급격히 빠지는 문제를 해결해 책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외부 이슈로 인해 순위가 급등락하는 현상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또 스테디셀러와 ‘스테디예감’ 집계를 신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 발표한다.
스테디셀러는 출간된 지 1년 이상 지난 도서 중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 20위권 도서의 주간 평균 판매량을 36주 이상 유지한 도서를 집계한다. 출간된 지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도서 중 해당 분야 연간 평균 판매량의 70% 이상이 판매되고, 20주 이상 꾸준하게 분야별 주간 평균 판매량을 넘어선 도서는 ‘스테디예감’이란 이름으로 발표한다.
교보문고 측은 “연간(52주) 70% 수준인 36주 이상 평균 판매량이 유지되는 도서는 꾸준하게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도서로 그 분야 입문서 및 양서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스테디셀러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이번 베스트셀러 기준 변경과 함께 광화문점을 비롯한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스테디셀러 코너 중심으로 개편한다. 인터넷교보문고에도 스테디셀러 코너를 베스트셀러 코너와 동일한 규모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만 팔리고, 여기에 끼지 못하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풍토가 개선되는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책 수명 늘까… 스테디셀러 순위 나온다
입력 2014-09-24 0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