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각국 선수단과 미디어에서도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개회식은 차치하고 마지막 성화주자를 스스로 밝히는 실수를 저지른 조직위는 경기가 시작된 이후 거의 매일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개회식 다음날인 20일 성화가 안전장치 오작동으로 10여분간 꺼진 것은 애교 수준이다. 같은 날 배드민턴 여자 단체전 경기가 열린 인천 계양체육관은 정전사태가 발생해 경기가 중단됐으며 우슈 경기가 열린 강화 고인돌 체육관에서는 발권기가 고장나 입장권 판매가 한동안 지연됐다.
게다가 21일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한국과 일본의 8강전은 에어컨 때문에 경기 조작 시비까지 일기도 했다. 당시 한국에 2대 3으로 패배한 일본은 에어컨 바람 때문에 경기가 불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조명과 바람에 예민한 배드민턴 종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직위의 경기장 운영 때문에 한국 대표팀이 어이없는 오해를 받은 것이다.
양궁장의 경우 대한양궁협회가 첫 경기를 하루 앞둔 22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의 본선 경기장에 대형 전광판과 미디어석을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기존 시설이 국제 경기를 치르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자체 비용으로 관객의 편의를 위해 대형 전광판을 추가 설치하는 한편 국내외 취재진을 위해 보도석 환경을 일부 개선했다.
이외에도 선수들이 선수촌에 주문해서 받는 도시락 문제는 심각하다. 20일 펜싱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은 제때 도시락이 배달되지 않아 굶고 경기에 출전했다. 또 양궁 경기장에서는 유통기간이 지난 도시락이 배달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식중독균까지 나왔다. 21일 옥련국제사격장에 배달 예정이던 도시락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돼 조직위가 부랴부랴 해당 도시락을 폐기하고 선수단에게 빵과 우유, 초코바를 급하게 제공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금까지 치렀던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에서도 늘 문제는 있었지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게 외신기자들의 반응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조직위 측이 문제점을 개선하기보다는 무책임한 변명으로만 일관한다는 점이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정전·도시락서 식중독균 검출… 연일 사건사고 ‘미숙한 조직위’
입력 2014-09-24 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