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태평양사령관에 일본계 미국인이 임명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해군 대장인 해리 해리스(58) 태평양함대사령관을 새 태평양사령관에 지명했다고 미 국방부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리스 제독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국 서부 해안에서 인도 서쪽 바다에 이르는 해역에서 36만명의 병력을 지휘하게 된다. 그는 미 해군 역사상 최고위직에 오른 아시아계가 된다. 태평양군 사령부는 하와이 호놀룰루의 진주만 인근에 있다.
해리스 지명자는 일본 요코스카의 미 해군기지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미국인으로 미 해군 주임상사를 지냈고,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테네시주와 플로리다주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1978년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해군 조종사 훈련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P-3C 오라이언 정찰기 조종사를 시작으로 항모 사라토가 전단(CV-60) 전술장교, 72기동전대장, 5함대 부참모장, 해군본부 작전·대테러·함대 보호 담당국장(OPNAV N31), 남부군사령부 작전국장, 해군 참모차장, 6함대 사령관, 합참의장 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 대장으로 승진한 해리스 제독은 사막의 방패 및 폭풍작전, 아프간 침공작전, 이라크 침공작전 등 8개의 전쟁과 작전에 참전했다. 특히 주일 미 해군사령관을 역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정에 정통하다는 평이다. 학력도 만만찮다.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미 조지타운대학에서 각각 국제정치학과 안보학으로 석사학위를 땄다. 그는 아시아 지역의 최대 안보 위협으로 북한을 꼽은 바 있다.
워싱턴의 군 소식통은 “해리스 지명자는 우리 군 고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만난 바 있고 한국과 한국 군 사정에도 밝다”며 “양국 군대 간 우호 관계가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 지명자는 2011년 12월 태평양사령관에 지명돼 이듬해 3월 취임한 새뮤얼 라클리어 제독의 뒤를 잇게 된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美 차기 태평양사령관에 일본계 해리 해리스
입력 2014-09-24 0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