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테일러는 따뜻한 감성과 물결이 치는 것 같은 터치를 통해 사람들에게 균형 잡힌 복잡함을 느끼게 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존 테일러(72·사진)의 음악을 이렇게 평가했다. 테일러는 지난 19∼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BBCH홀에서 열린 유럽 재즈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번 재즈페스티벌에는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9개국 11개 팀이 참여했다.
테일러는 1970∼80년대 독일의 명문 재즈 레이블 ECM에서 활동했고 현재 이탈리아 재즈 레이블 캠 재즈(CAM JAZZ)의 소속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페스티벌에선 두 번 무대에 올랐다. 첫날인 19일엔 솔로 무대를, 22일엔 미국의 유명 베이시스트 맷 팬먼과 듀오 공연을 가졌다.
공연이 끝난 뒤 그에게 유럽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에서 유럽 재즈의 진수를 알리는 데 노력했다.
유럽재즈의 특징은 나라별로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재즈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1·2차 세계대전 후 유럽에 들어온 뒤 각 나라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흡수돼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됐다는 것이다.
“재즈의 뿌리는 동일하지만 재즈 뮤지션들은 각자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 왔지요. 그러다 보니 지역적 색깔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테일러가 연주하는 재즈는 클래식에 가깝다. 음악평론가들은 테일러의 연주를 “두 개의 손으로 마치 피아노 듀엣을 연주하는 것 같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극찬에도 테일러가 듣고 싶은 닉네임은 따로 있다. 그는 “즉흥시인 또는 스토리 텔링(이야기꾼)이라 불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음악이 사람의 감성을 대신 말해준다는 점에서 자신의 음악이 그 역할을 했으면 한다는 의미였다.
22일 출국한 테일러는 짧은 일정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매력적인 경험을 하고 (영국으로) 돌아갑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어요.”
그러면서 유럽 재즈를 즐기는 방법을 알려줬다. “당신이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의 음악부터 즐기고 나중에 새로운 성향의 음악을 선택하는 모험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또 하나, 당신의 귀는 열고, 눈은 감고 당신의 상상력을 활용하세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영국 재즈 피아니스트 존 테일러 “귀는 열고 눈은 감고… 재즈, 상상력으로 즐기세요”
입력 2014-09-24 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