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캐나다 FTA 공식 서명] 車 살리고 농축산물 양보

입력 2014-09-23 03:35
캐나다 국빈방문 이틀째인 박근혜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총독 관저에서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를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오타와의 캐나다 의회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에너지 상호협력, 북극기지 공동 연구개발 등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아울러 양국은 두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에도 공식 서명했다. 박 대통령과 하퍼 총리는 정상회담과 협정서명식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포괄적인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북극 공동 연구·개발 합의=양국은 캐나다의 북극연구기지(CHARS) 공동 활용, 북극지역 지질·자원 공동조사 및 탐사 등을 골자로 하는 북극 연구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캐나다는 북극이사회 의장국이자 북극정책 선도국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정부의 북극 연구도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캐나다 인근 북극지역 지질·자원 공동탐사 등을 하게 되면 향후 북극 자원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더욱 활발히 북극 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국은 또 스마트그리드·전력저장장치 등 IT 활용 에너지신산업(한국), 셰일가스·오일샌드 등 비전통에너지원 탐사·개발기술(캐나다) 등 각각 비교우위에 있는 에너지의 상호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국 간 항공편의 운항 횟수·노선 제한을 철폐하는 내용의 항공자유화협정 정식서명도 이뤄졌다.

◇한·캐 FTA 정식서명, 자동차 수출 호재=양국은 정상회담 직후 한·캐나다 FTA에 정식 서명했다. 캐나다는 우리의 12번째 FTA 체결국으로, 협상 개시 9년 만에 마무리됐다. 이번 FTA 정식 서명으로 우리 자동차 업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게 된다. 캐나다는 지난해 기준으로 수출 22억3000만 달러, 수출 비중 42.8%로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승용차 관세(현 6.1%)를 3년 내 철폐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부품(관세율 6%), 타이어(7%) 등의 관세도 즉시 혹은 3∼5년 내 철폐 등으로 합의돼 역시 수출 증가가 전망된다.

그러나 농축산업 분야는 일부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는 FTA에서 쌀 등 211개 품목은 양허 제외, 71개 품목은 10년 이상 장기철폐 조항을 두는 등 민감한 품목은 최대한 보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측은 “농업부문 보완대책으로 2조1000억원가량의 재원과 기술개발로 농축산업 피해는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0월 초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 선언=양국은 정치·경제 분야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하퍼 총리는 박 대통령의 대외·통일구상을 적극 지지했다. 두 정상은 청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도 확대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전쟁기념비 헌화, 비터넛 히코리(호두나무 일종) 식수 등 행사를 가졌다.

오타와=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