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여자유도 78㎏이상급에 출전한 김은경(26·동해시청·사진)의 오른쪽 어깨는 준결승에서 탈구됐다. 긴급하게 투여한 진통제 덕분에 고통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통증과 함께 손아귀 힘도 사라져 버렸다.
테이핑으로 고정한 오른팔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상대의 옷깃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었다.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김은경은 메달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악착같이 오른 손아귀에 힘을 넣어 상대방을 잡아당겼다. 그 결과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김은경은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유도 78㎏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나지르 사르바쇼바(키르기스스탄)를 상대로 유효 2개씩을 나눠 갖는 접전을 펼친 끝에 경기 종료 직전 벼락같은 안뒤축걸기로 득점에 성공해 힘겹게 승리했다.
김은경은 앞서 치른 4강전에서 일본의 이나모리 나미에게 허벅다리걸기로 한판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요원이 재빨리 빠진 어깨뼈를 맞췄지만 극심한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은경은 메달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진통제를 맞은 뒤 어깨에 테이핑만 한 채 경기장에 나섰다. 부상을 견뎌가며 동메달을 따낸 뒤 김은경은 매트에 떨어진 허리띠조차 줍지 못할 정도로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아픔과 승리의 기쁨 속에 굵은 눈물을 흘렸다.
인천=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김은경 진통제 투혼… 金보다 값진 銅
입력 2014-09-23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