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수영 최강자 자리를 놓고 박태환(25)과 쑨양(23·중국) 그리고 하기노 고스케(20·일본)의 라이벌전 2라운드가 열린다.
세 선수는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400m 경기를 치른다. 박태환과 쑨양은 예선 마지막조인 3조에서 함께 결승 진출을 다투고, 하기노는 예선 2조에서 뛴다. 이변이 없는 한 세 선수는 결승에서 금메달을 놓고 치열한 한판승부를 벌이게 된다.
앞서 21일 자유형 200m는 박태환 아니면 쑨양이 금메달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선수는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이 종목에서 공동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승자는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역전에 성공한 일본의 신예 하기노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처음 열린 국제 대회의 첫 경영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애국가를 울리려던 박태환의 계획은 좌절됐다. 대회 전 TV 광고를 통해 박태환에게 도전장까지 내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쑨양 역시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에 따라 한·중·일 수영 3국지가 다시 펼쳐질 자유형 400m에 쏠리는 관심은 훨씬 커졌다. 박태환은 200m에서 이루지 못한 종목 3연패에 재도전한다. 자유형 400m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2007년과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정상에 오른 박태환의 주종목이다.
박태환은 남자 계영 800m에서 남기웅, 양준혁, 정정수와 함께 출전해 한국 대표팀의 동메달을 일궜다. 박태환이 마지막 영자인 나선 한국은 7분21초3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일본(7분06초74)과 2위 중국(7분16초51)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 시즌 자유형 400m 최고 기록은 하기노가 3분43초90, 쑨양이 3분45초12로 박태환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다만 쑨양의 경우 이번 대회 준비를 뒤늦게 시작해 공식 기록이 좋지 않을 뿐 최근 컨디션을 거의 회복했다. 런던올림픽 400m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박태환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쑨양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하기노는 자유형 200m에서 아시아의 두 영웅을 물리친데 따른 심리적 자신감이 가장 큰 무기다. 게다가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기록을 계속 단축시키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기노는 22일 남자 개인혼영 200m에서 1분55초34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추가한 데 이어 계영 800m에도 일본 대표팀의 두 번째 영자로 나서 자신의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인천아시안게임] 박태환-쑨양-하기노 韓中日 ‘수영 삼국지’ 2R
입력 2014-09-23 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