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로 큰돈을 벌어 미국 최대의 부자가 된 록펠러 가문이 화석연료 산업 투자를 줄이는 운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록펠러 형제 펀드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같은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록펠러 형제 펀드의 스티븐 하인즈 회장은 “재단은 석탄이나 오일샌드 같은 산업에 투자를 전혀 않고 대체 에너지 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록펠러 형제 펀드는 모두 8억6000만 달러(약 8950억원)의 자선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록펠러 가문의 상속자 일원인 스티븐 록펠러 이사는 “도덕적 차원과 경제적 차원을 모두 보고 있다”면서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돈을 쓰겠다”고 말했다.
록펠러 가문은 1980년대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에 2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그동안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보여 왔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최근 자선재단과 종교단체, 연기금, 지방정부 등 180개 투자자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화석연료 산업 관련 자산을 매각하거나 청정 연료 산업 투자를 늘렸다.
펀드 이사장인 발레리 록펠러 웨인은 “환경 보전에 대한 록펠러 가문의 깨어있는 생각은 대물림 될 것”이라며 “8살 난 딸이 오랑우탄 서식지를 파괴하는 팜유 사용을 말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립스틱을 바르면 딸아이는 립스틱에 팜유가 들어가 있다며 뽀뽀를 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특정 가치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운동은 198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는 투자자들이 남아공 관련 기업 주식을 매각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 일부 연기금도 에너지 산업을 투자 기피 대상으로 삼고 있다. 호주의 건강보험기금 헤스타는 석탄 산업 투자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며 덴마크의 국민연금도 기금의 7%를 차지하는 청정에너지 산업 투자를 늘릴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스탠퍼드대 역시 석탄 산업 주식을 매각할 예정이며 예일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소홀한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석유재벌’ 록펠러 가문 화석연료 산업 손뗀다
입력 2014-09-23 0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