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을엔 좀 비켜줄래?”… 카메라 업체들 대반격

입력 2014-09-24 03:38

스마트폰 업체들은 해마다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리며 디지털카메라를 역사에서 지워버리려고 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전성기를 누렸던 MP3를 소멸시켰듯이 스마트폰은 디지털카메라를 ‘완전히’ 대체할 기세다.

카메라 업체들의 위기감은 해가 지날수록 더해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스마트폰에 비해 여전히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업체들은 가을을 맞아 장점을 극대화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성능으로 전문가 수요 잡는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NX1을 공개했다. NX1은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2820만화소 APS-C타입 CMOS 이미지센서를 탑재했다. 화질을 좌우하는 이미지 프로세서 역시 삼성전자가 개발한 5세대 ‘DRIMe’를 채용해 빠르고 정확하게 고품질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 초점 잡는 속도가 0.055초에 불과할 정도로 빠르고 8000분의 1초 초고속 셔터 스피트, 초당 15장 연사 기능 등 전문가용 카메라로 손색이 없는 사양을 자랑한다. 초고화질(UHD) 동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NX1은 뷰파인더가 없는 걸 제외하면 DSLR과 비슷한 외관을 갖췄다. 카메라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제품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이미징사업팀장 한명섭 부사장은 “NX1은 가장 빠르고 정확한 카메라로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미러리스 카메라를 새롭게 정의하는 NX1을 통해 프리미엄 카메라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SLR 시장 전통의 강자인 캐논은 APS-C CMOS 센서를 탑재한 플래그십 DSLR 카메라 7D 마크2를 공개했다. ‘65포인트 올 크로스 타입 오토포커스’를 캐논 DSLR 카메라 최초로 탑재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초점도 정확하게 잡아낸다. 7D 마크2는 캐논 전체 라인업에서 중급기 정도의 위치에 있지만 성능은 최상급 카메라인 1D X에 버금간다고 캐논코리아 측은 강조했다.



뛰어난 화질로 셀피족 겨냥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이 최근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셀피(Selfie·셀프카메라를 지칭하는 신조어)다. 스마트폰의 경우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셀피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화소수가 200만 화소 안팎이라 화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고화질로 편리하게 셀피를 할 수 있다면 디지털카메라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예상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셀피에 특화된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 S6900을 출시했다. 카메라를 세워두고 셀피를 할 수 있도록 카메라 스탠드가 있고, 전면부에 셔터 버튼을 배치해 셀피족을 배려했다. 촬영 후 메이크업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뷰티모드’, 여러 표정을 한 번에 담는 ‘셀프 콜라주’ 등 젊은 여성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기능을 채택했다.

올림푸스한국은 미러리스 카메라 최초로 LCD가 180도 아래로 젖혀지는 프리미엄 셀피 미러리스 카메라 E-PL7을 공개했다. LCD가 위로 젖혀지는 기존 제품들과 달리 LCD를 터치할 때 손으로 렌즈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인 각도의 셀피 촬영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또 LCD를 아래로 내리면 자동으로 셀피 모드로 전환돼 셀피에 최적화된 촬영 환경을 만들어준다.

캐논은 1인치 CMOS 센서를 탑재한 하이엔드 카메라 G7X를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에 들어가는 1/1.7형 센서보다 2.8배가량 큰 것으로 한층 나은 화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웃포커싱 촬영은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보다 밝은 환경에서 촬영이 가능하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야간에 셀피를 할 때 적합한 제품이다. 캐논은 무게가 201g에 불과하고 휴대가 간편한 셀피 전용 카메라 N2도 11월 중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