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체 주차족 무더기 적발… 전용 번호판 가리개 등 다양한 방법 동원

입력 2014-09-23 03:53

주차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전용 번호판 가리개 등을 사용한 얌체 주차족들이 무더기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임의로 차량번호판을 가린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로 택배기사와 대리주차(발레파킹) 요원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여간 서울 도심 대형상가와 대학병원 인근, 청계천변 등에서 주차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을 가리고 불법 주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수사로 드러난 불법 주차 방법은 다양했다. 택배기사들은 번호판과 비슷한 색깔의 종이판과 강력 자석을 갖고 다녔다. 불법 주차를 할 때면 번호판 위에 종이판을 덮은 뒤 자석으로 고정시켰다. 색깔이 비슷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점을 노린 것이다. 대리주차 요원들은 손님이 맡긴 차량을 도로변에 댄 뒤 공사현장 등에서 사용하는 ‘컬러 콘’으로 번호판을 가렸다.

유동인구가 많은 상가와 약국 등에서는 플라스틱 소재의 전용 번호판 가림막을 따로 제작해 사용하기도 했다. 급할 때는 신문지로 번호판을 가리는 경우도 있었다. 번호판의 일부 숫자만 가려도 주차단속 CCTV가 판독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통상 불법 주차 과태료는 4만원이지만 이번에 적발돼 검찰에 송치된 10명은 30만∼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