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이끌 총무 선거 후보 등록 시한을 앞두고 예비 후보 측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 총무인 김영주 목사는 “정년 문제가 있더라도 출마를 막을 수 없다”며 재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반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은 “김 목사의 연임은 불가하다”며 각을 세웠다.
김 총무는 지난 18일 창립 90주년 기념예배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내가 심판대에 서 있다”며 “NCCK 총무직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기를 전부 채우지는 못하지만 도전하는 것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며 “출마를 막는 건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무는 “진보 인사들, 변호사들, 심지어 보수 인사들에게조차 내 출마가 타당한지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들 모두 법률적으로는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 정말 문제라면 이는 교회가 심판할 것”이라며 “자격 자체가 없다는 건 정치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만 61세인 김 총무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NCCK 규정(총무 정년 65세)에 따라 차기 총무 임기가 만료되기 11개월 전에 총무직을 그만둬야 한다.
반면 총무 선거 후보로 류태선(생명의길을여는사람들 상임이사) 목사를 선출한 예장통합 측은 즉각 반발했다.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은 19일 기자들을 만나 “김 총무는 이미 4년 전 ‘정년 문제로 한 번밖에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며 “이를 번복하는 것이 NCCK 총무로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NCCK 회원교단들도 정년에 대해선 공통된 입장을 갖고 있다”며 “CBS와 기독교서회도 정년 규정에 걸리면 지원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총무의 후보 등록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자 NCCK 총무 인선위원회는 이 문제를 NCCK 헌장위원회(헌장위)에 판단을 부탁했다. NCCK 헌장위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김 총무의 후보 등록 가능 여부를 토의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NCCK 헌장위는 변호사의 법률 자문을 거쳐 25일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오는 11월 24일 열리는 NCCK 총무 선거의 후보 등록은 오는 30일까지다. NCCK 총무는 관례상 예장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에서 번갈아 맡아왔다. 최근에는 권오성(기장) 김영주(기감) 목사가 맡아 순번상으로는 예장통합 차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김영주 총무 재선 도전 확고 예장통합 “김 총무 연임 불가”… NCCK 총무 후보 등록 앞두고 설전
입력 2014-09-23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