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막아야” 뉴욕서 30만명 행진… 반기문 총장·고어 등 동참

입력 2014-09-23 04:55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대규모 거리행진이 뉴욕을 비롯해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21일(현지시간) 열렸다. 특히 미국 뉴욕에서는 30만명이 넘는 시민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환경 운동가들이 맨해튼 중심가를 가득 메웠다.

참가자들은 환경 보호를 상징하는 해바라기 문양과 기후 변화에 대응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에 참여했다. 행사는 23일로 예정된 유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최 측 추산 31만명이 참가한 이번 시위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엘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 등 유명 인사들도 동참했다.

‘나는 기후변화 대응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거리로 나온 반 총장은 영국 동물학자인 제인 구달, 세골렌 루아얄 프랑스 환경장관 등과 팔을 걸고 행진에 나섰다.

그는 “우리에게 ‘차선책으로 택할 행성(Planet B)’은 없기 때문에 ‘두 번째 계획(Plan B)’도 있을 수 없다”며 기후변화 대응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함께 행진에 참여한 더블라지오 시장도 성명을 내고 2050년까지 뉴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줄이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런던 멜버른 베를린 시드니 뉴델리 등 전 세계 2500곳에서도 일제히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 참가 인원은 총 60만명에 이르러 역대 기후변화 시위 중 최대 규모라고 행사를 주최한 시민운동단체 아바즈는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CICERO)의 로비 앤드루와 글렌 피터스는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화석연료 연소와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지난해 2.3% 늘어나 연간 사상 최대인 360억t에 달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라 CO2 배출량은 올해도 2.5% 증가한 총 370억t을 기록해 지난해 배출량을 넘어설 것으로 논문은 예측했다.

세계 최대 CO2 배출국인 중국은 작년에만 배출량이 27.7%나 증가했고 그 뒤를 이어 미국도 14.4% 늘어났다. 28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유럽연합(EU)은 9.6%, 인도도 6.6%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년 내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 해수면이 급상승하고 극심한 가뭄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연구진은 우려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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