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에서 무더기 메달이 쏟아졌다.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도 경기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먼저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인 김재범(29·한국마사회)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재범은 남자 유도 81㎏급 결승에서 레바논의 나시프 엘라이스(세계랭킹이 59위)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유도에서 이원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대회·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을 달성했던 김재범은 이번 금메달로 정훈(1990년·1994년), 황희태(2006년·2010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재범의 2연패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16강전에서 알캅자리 와리드(예멘)를 업어치기 한판승, 8강에서 박홍위(북한)를 가로누르기 한판으로 꺾고 승승장구한 김재범은 4강에서 세계랭킹 12위인 나가시마 케이타를 상대로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연장 초반 지도를 따내 ‘골든 스코어’로 힘겹게 결승에 안착했다.
결승전 상대인 엘라이스는 경기 초반부터 김재범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김재범은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경기시작 1분45초만에 상대에게 지도를 빼앗은데 이어, 2분50초에 다시 지도 한 개를 더 얻어내며 지도승을 따냈다. 부상도 김재범의 2연패 의지를 꺾지 못했다. 김재범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왼쪽 세 번째 손가락 인대가 끊어져 손가락을 구부리기도 힘든 상태다. 하지만 그 누구도 부상을 극복한 그의 투지를 뛰어넘어서지 못했다.
앞서 여자 유도 63㎏급에 출전한 정다운(25·양주시청)도 한국에 유도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세계랭킹 14위인 정다운은 결승에서 중국의 양쥔샤(세계랭킹 19위)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결승 4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했던 정다운은 연장 2분27초에 업어치기 유효로 골든 스코어를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지난해 코리아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다운은 올해 몽골그랑프리에서 2위에 오르며 아시아 정상의 실력을 입증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천에서 여자 유도 63㎏급 최강자 자리에 오르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갖게 됐다.
여자 유도 70㎏급에 출전한 김성연(세계랭킹 6위)도 결승에서 일본의 아라이 치즈루(세계랭킹 11위)를 제압하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전적에서 2패로 밀리던 아라이와 맞붙은 김성연은 초반부터 강하게 공격을 시도하다가 경기 시작 44초 만에 어깨로메치기 기술로 절반을 따냈다.
여자 유도 57kg급에 출전한 김잔디(양주시청·세계랭킹 35위)는 금메달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았다. 김잔디는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모토 안주(세계랭킹 11위)에게 곁누르기 한판패를 당했다. 남자 유도 73㎏급에 출전한 방귀만(남양주시청·세계랭킹 7위)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김재범, 아시안게임 2연패 ‘금빛 메치기’
입력 2014-09-22 0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