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테러 비상”… 벨기에 EU 건물 테러모의 적발

입력 2014-09-22 05:10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건물을 공격 목표로 한 테러 모의가 적발되는 등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슬람 급진 무장단체에서 활동하다 귀국한 이들의 테러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주도 국제 연합전선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되면 서방 국가 등을 겨냥한 테러 위협도 그만큼 높아질 전망이다.

벨기에 일간 레코와 AFP통신은 벨기에 정부가 최근 IS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테러 모의를 여러 차례 적발했다고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외신들은 시리아에서 본국으로 돌아온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들과 IS 동조자들이 테러를 모의해 왔고, 당국이 이를 사전에 인지해 여성을 포함한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정부는 안보상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벨기에에서는 지난 5월 24일에도 브뤼셀의 유대박물관에 무장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 4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는 시리아 무장단체 대원으로 활동해온 프랑스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벨기에 정부는 시리아와 이라크 내 자국 출신 지하디스트는 400여명으로 이 중 90여명이 귀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는 이번에 체포된 테러 모의자 중 두 명이 자국 출신이라면서 “이들의 테러 목표물 중 하나는 28개 회원국의 고위 공무원이 근무하는 EU 집행위원회 건물”이라며 “수천 명을 겨냥해 대량 살상을 하려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호주 정부도 지난 18일 시드니와 브리즈번 등에서 대대적인 테러 소탕 작전을 벌여 15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IS가 호주 내에서 시민을 무작위로 골라 참수하라는 명령을 조직원들에게 내렸다는 첩보를 입수해 소탕 작전을 벌였다”고 설명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IS를 가만히 두면 중동지역을 넘어 미국과 전 세계에 대한 위협도 점증할 것”이라며 “IS 격퇴 작전은 IS와 전 세계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우리를 겨냥한 IS의 위협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 일 메사제로는 “외국 정보기관이 바티칸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언급한 두 아랍인의 대화 내용을 교황청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IS가 현재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까지 공격하면서 대규모 난민사태가 발생하고 인종학살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IS가 터키 접경 지역인 아인알아랍의 인근 마을에서 쿠르드족 민간인 11명 이상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SOHR은 IS가 현재까지 아인알아랍 인근 마을 60여곳을 장악했으며 쿠르드족 주민 800여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의 쿠르드족 주민 6만6000여명은 IS의 살해 위협에 따라 터키로 피란 중이다.

이런 가운데 IS에 납치된 이라크 모술 주재 터키 총영사 등 인질 49명이 풀려나 터키에 도착했다. IS는 지난 6월 11일 모술의 터키 영사관을 공격해 터키인 46명과 이라크 직원 3명을 납치했다. 터키 당국은 IS에 몸값을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 석방 과정은 밝히지 않았다. 터키는 그동안 이들의 신변 위협을 이유로 국제 연합전선 참여를 거부해 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